반도체 중심 성과급 요구 … DX 불만 확산OPI 상한 폐지 논란 … 사업부 형평성 충돌노조 투표 막판 … 삼성 내부 균열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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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진행 중인 쟁의행위 찬반 투표가 막바지로 향하는 가운데 회사 내부에서 사업부 간 갈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반도체 사업부 중심의 요구안이 논의되면서 스마트폰과 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직원들 사이에서 소외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오는 18일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투표는 지난 9일 시작됐으며 첫 날부터 50%를 넘긴 투표율은 13일 기준 72%대를 기록했다.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투표 마감 시점에는 90% 안팎의 참여율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높은 참여율의 배경에는 노조 가입 비중이 높은 반도체 부문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노조의 핵심 요구안 가운데 하나인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선 폐지에 대해 반도체 사업부 직원들의 공감대가 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전체 직원의 절반 이상이 가입한 조직으로, 조합원 상당수가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소속이다. 지난 10일 기준 조합원은 6만5000여 명이며 이 가운데 약 78%인 5만여 명이 DS 부문 직원이다. 반면 스마트폰과 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조합원은 1만4000여 명 수준에 그친다.

    이 같은 구조 속에서 노조가 반도체 부문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내부 불만도 커지고 있다. 노조가 강하게 요구하는 OPI 상한 폐지가 사실상 반도체 사업부에 유리한 조건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삼성전자 성과급 제도에서 OPI는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할 수 있도록 상한이 설정돼 있다. 노조는 이 상한선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회사 측은 사업부 간 형평성 문제를 이유로 난색을 보이고 있다. 상한이 사라질 경우 사업부 간 성과급 격차가 지나치게 커져 내부 갈등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사업부별 실적 차이는 상당하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약 43조6000억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DS 부문이 약 24조8000억원을 기록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DX 부문은 약 12조8000억원 수준이었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DS 부문 영업이익이 16조원대를 기록한 반면 DX 부문은 1조원대에 머물며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올해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까지 더해지며 DS 부문의 실적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성과급 상한이 사라질 경우 사업부 간 보상 격차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노조 지도부 발언도 논란을 키웠다. 최근 노사 협상 과정에서 노조 측이 메모리 사업부 직원에게는 1인당 4억5000만원 수준의 성과급이 필요하고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부도 약 3억원 정도는 받아야 한다는 취지로 언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회사 내부에서는 노조가 전체 직원 처우 개선보다는 특정 사업부의 성과급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해 말부터 성과급 산정 방식과 상한 폐지 문제를 놓고 여러 차례 교섭을 진행해왔다. 본교섭과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절차까지 거쳤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는 이번 투표에서 과반 찬성을 확보해 쟁의권을 얻을 경우 총파업 등 추가 행동에 나설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반도체와 스마트폰·가전 사업부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노사 갈등뿐 아니라 내부 균열까지 확대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