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10시 최후 통첩에 "대화하자" 공식 답변노조, 6월 7일까지 총파업 강행 입장 재확인전영현 "호황 안주 말라" 내부 메시지 보내노조 내부 갈등·법적 리스크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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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조건 없이 다시 만나 대화하자"며 협상 재개를 공식 제안했지만 노조는 기존 요구안 수용 없이는 협의가 어렵다며 예정된 총파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노조 측의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조정 회의 녹취록 공개, 완제품(DX) 부문 조합원들의 반발과 법적 대응 움직임까지 겹치며 내부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 날 오전 초기업노조에 공문을 보내 "협상 타결을 바라는 임직원과 주주, 국민의 바람에 부응해 조건 없이 다시 만나 대화할 것을 거듭 제안한다"며 "회사는 열린 자세로 협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노조가 전날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에게 성과급(OPI) 투명화와 상한 폐지, 제도화 등에 대한 입장을 15일 오전 10시까지 직접 밝히라고 요구한 데 대한 답변이다.

    삼성전자는 기존 OPI 제도와 관련해 "재원을 영업이익 10%와 경제적부가가치(EVA) 20% 중 선택하는 투명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상한 폐지 요구에 대해서는 "기존 OPI 제도를 유지하면서 추가로 상한이 없는 특별보상 제도를 신설하는 보다 유연한 제도화 방안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조는 즉각 선을 그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6월 7일 이후 협의할 의사가 있다"며 "헌법이 보장한 권리를 잘 이행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예정된 18일간 총파업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의미다. 또 최 위원장은 "우리(노조)에게 보낸 공문이라고 여겨지지 않는다"며 "교섭은 언제든지 할 수 있으니 6월에 하면 된다"고 말했다.

    노사 간 대립은 중노위 사후조정 과정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초기업노조는 지난 11일부터 13일 새벽까지 진행된 중노위 사후조정 회의 녹취 음원을 조합원과 언론에 공개했다.

    공개된 녹취록에는 최 위원장이 중재위원에게 "올해 연간 예상 영업이익은 300조원인데 회사 측은 200조원이 안 될 것 같다고 한다. 이게 정상적인 소리냐"고 반발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는 성과급 재원을 영업이익의 15%로 고정 배분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 "회사와 얘기할 생각이 없다"며 조정안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노위 측은 노사 간 입장 차를 좁힐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며 중재를 시도했지만 결국 조정은 결렬됐다. 이후 중노위는 오는 16일 사후조정을 재개하자고 공식 요청했지만 노조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파업을 앞둔 삼성전자 내부 분위기도 어수선하다. 특히 DX 부문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초기업노조의 대표성을 문제 삼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일부 DX 조합원들은 초기업노조를 상대로 임금협상 체결 및 파업 금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추진 중이다. 이들은 현재 노조가 DS 부문 중심의 성과급 투쟁에만 집중하고 DX 부문 요구는 외면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 사내 커뮤니티에서는 소송비 모금과 함께 법무법인 선임 논의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조합원들은 파업 기간 조합비가 5만원으로 인상되는데 반발하며 탈퇴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DS 조합원들이 사내 메신저 프로필에 '파업' 문구를 넣자 DX 조합원들은 'DS 파업 반대' 문구 사용으로 맞서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번 가처분 신청이 실제 제기될 경우 노조는 사측이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이중 법적 리스크에 직면하게 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반도체 생산시설 보호와 웨이퍼 변질 방지, 사업장 주요 시설 점거 차단 등을 이유로 법원에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다. 수원지방법원은 파업 개시 전날인 오는 20일까지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이 가운데 전영현 부회장은 내부 결속 다지기에 나섰다. 전 부회장은 최근임원 대상 경영현황 설명회에서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지금의 호황을 근원적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으로 여겨야 한다"며 "방심할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호황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 등에 힘입어 올해 1분기 57조232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 부회장은 현재 실적이 외부 업황 영향이 큰 만큼 기술 경쟁력 회복과 고객 신뢰 확보가 우선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메모 리사업부에는 "고객의 목소리를 경청해 제품 개발에 반영해야 하며 호황에도 품질은 타협해서는 안된다"고 주문했고,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부에는 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업계에서는 실제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생산 차질과 실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는 최대 5만명이 파업에 참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반도체 생산 차질에 따른 직간접 피해 규모가 수십조원대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