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가축질병 동시에 발생하며 축산물 물가 급등계란 20%·돼지 7%대 오름세, 서민 장바구니 '휘청'사료서 ASF 유전자 검출 … 구멍 난 방역에 물가 재앙"상황 인식 안이하다" 국회 질타, 농가·소비자 고통 가중
-
- ▲ 서울의 한 대형마트 계란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구제역까지 '3대 가축전염병'이 동시에 확산되며 축산물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 가축전염병 장기화에 살처분 증가와 이동 제한으로 계란·닭고기·돼지고기·한우 등 주요 축산물 가격이 일제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정부 대처가 소홀했다는 비판도 나온다.국내에서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처음 확인된 2019년 이후 2024년까지 고병원성 AI와 아프리카돼지열병, 구제역이 동시에 발생한 사례는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와 올해는 3대 가축전염병이 2년 연속 동시 발생했다.지난해 발생한 고병원성 AI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해를 넘겨 이어지는 가운데, 9개월간 잠잠하던 구제역도 지난 1월 말 확인되면서 '3대 가축전염병'이 동시에 확산하는 양상이다.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축산물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6.0%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돼지고기(7.3%)와 계란(6.7%)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16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계란 특란 10개 평균 소비자가격은 3893원으로 전년(3250원) 대비 19.78% 급등했다. 특란 한 판(30개) 평균 가격도 같은 기간 6349원에서 6738원으로 6.13% 올랐다.계란 가격을 밀어올린 것은 동절기 고병원성 AI로 인한 산란계 살처분이다. 2025~2026년 동절기 고병원성 AI로 살처분된 산란계는 980만 마리를 넘어서며 5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이번 동절기 국내 가금농장의 고병원성 AI 발생 건수도 56건에 달했다. 이는 2022~2023년(32건)과 2023~2024년(49건)을 모두 웃도는 수치다.정부는 계란값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할인 지원·판매를 확대하고 미국산 신선란 추가 수입에 나섰다. 하지만 살처분 규모가 커지면서 줄어든 공급량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살처분 증가로 사육 마리수가 감소해 이달 일평균 계란생산량이 4754만 개로 1년 전보다 5.8% 줄어들고 산지 가격은 특란 기준 1800원 안팎으로 약 13% 뛸 것으로 내다봤다.닭고기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 15일 육계 소비자가격은 ㎏당 6738원으로 1년 전(6349원)보다 6.13% 올랐다. 농업관측센터는 육계 산지가격이 kg당 2200원 내외로 전년(1953원) 대비 13.67%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돼지고기 가격은 ASF 확산이 밀어올리고 있다. 올해 ASF 발생 건수는 22건으로 역대 최대 수준으로 2024년과 지난해를 합한 17건을 초과했다.지난 15일 기준 삼겹살 가격은 100g당 2601원으로 1년 전(2526원) 보다 2.96% 올랐다. 같은 기간 목살은 2439원으로 5.31%, 앞다리살은 1514원으로 10.99% 뛰었다.농업관측센터는 올해 상반기 돼지 도매가격은 전년(5422원) 대비 3.3% 내외 상승한 kg당 5500원~5700원 수준으로, 평년보다는 12.8% 내외의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한우도 사육 마리수 감소로 도축 물량이 줄어들면서 상승세다. 농업관측센터는 올해 한우 도축 마릿수가 86만2000마리로 지난해보다 9.1%, 평년 대비 5.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우 도축 마릿수는 2028년까지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2027년 82만6000만리, 2028년 82만3000마리로 각각 전년 대비 4.2%, 0.3%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이에 올해 한우(거세우) 도매가격도 ㎏당 2만1000원 내외로 지난해보다 6.9%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더욱이 구제역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발생하면서 수출 계획에도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2년 연속 구제역이 확인되면서 청정국 지위 회복이 어려워진 탓에 소고기 수출 산업이 다시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이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농식품부의 가축전염병 대응을 둘러싼 비판도 커지고 있다. 지난 1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위에서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장관 주재 회의 부실을 지적하며 "정부의 상황 인식 부족"이라고 지적했다. 도축장 돼지 혈액을 원료로 한 배합사료에서 ASF가 검출된 것은 반출·도축 후 혈액검사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 따른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축산업계 관계자는 "가축 전염병이 동시에 확산되면서 축산물 수급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며 "방역 상황에 따라 사육 마릿수 감소나 이동제한 조치 등으로 출하 지연 등이 발생할 수 있어 당분간 가격 변동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