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리플렉션 AI와 협력 … 250MW 국내 최대 AI 데이터센터 추진美 AI 수출 프로그램 첫 사례 … 엔비디아 GPU 기반 인프라 구축AI 커머스·클라우드 결합 … 유통 넘어 데이터 플랫폼 기업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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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신세계그룹과 리플렉션 AI의 ‘한국 소버린 AI 팩토리 건립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MOU’ 행사 협약식 사진. 협약식에는 (왼쪽부터) Ioannis Antonoglou 리플렉션 AI 공동창업자이자 현 CTO, Misha Laskin 리플렉션 AI 공동창업자이자 현 CEO,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임영록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장(사장)이 참석했다. ⓒ신세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을 앞세워 그룹 체질을 유통기업에서 테크 기업으로 바꾸는 승부수를 던졌다.
미국 인공지능 기업 리플렉션 AI와 손잡고 국내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서며 이커머스와 클라우드, 데이터 기반 플랫폼을 결합한 한국판 아마존 모델 구축에 본격 착수했다. 성장 정체에 직면한 유통 사업을 넘어 AI 인프라와 데이터 플랫폼을 미래 핵심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신세계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내셔널 AI 센터에서 AI 기업 리플렉션 AI와 한국 소버린 AI 팩토리 구축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MOU)을 체결했다.
행사에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미샤 라스킨 리플렉션 AI 최고경영자(CEO),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참석했다.양사는 한국에 전력 용량 250MW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는 현재 국내에서 추진 중인 AI 데이터센터 가운데 최대 규모다. SK텔레콤과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울산에 건설 중인 AI 데이터센터(약 100MW)의 두 배가 넘는다.업계에서는 이 정도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려면 최소 10조~20조원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사는 연내 합작법인(JV)을 설립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신세계는 부지 확보와 인프라 구축을 맡고 리플렉션 AI는 AI 소프트웨어와 데이터센터 운영 기술을 담당하는 식이다.
단순 데이터센터 사업을 넘어 AI 인프라와 소프트웨어를 통합 제공하는 풀스택 AI 팩토리 모델을 지향한다. 기업 고객에게 클라우드 서비스뿐 아니라 맞춤형 AI 솔루션까지 제공하는 형태다. 기존 데이터센터가 서버 인프라 임대에 집중했다면 풀스택 AI는 AI 모델 운영 환경까지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리플렉션 AI는 구글 딥마인드 출신 개발자들이 설립한 AI 기업이다. 오픈 웨이트(Open-weight) AI 모델을 개발하는 회사로 사용자가 모델 구조를 수정하고 데이터를 직접 통제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리플렉션 AI는 지난해 엔비디아 등으로부터 20억달러(약 3조원) 투자를 유치하며 GPU 공급 기반도 확보했다. 데이터센터에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탑재될 예정이다. -
- ▲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은 행사에서 "대한민국의 AI 비전 실현에 기여할 수 있게 돼 영광스럽다"며 "이번 프로젝트가 AI가 주체적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믿는 많은 국가들에게 의미 있는 청사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하워드 러트닉 장관은 "신세계와 리플렉션 AI의 파트너십은 한국 정부와 기업, 고객에게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업계에서는 신세계의 이번 투자를 한국판 아마존 모델 시도로 보고 있다.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기업에서 출발해 클라우드 사업인 AWS와 광고, 제3자 셀러 서비스 등을 통해 사업 구조를 다각화했다. 특히 AWS는 아마존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사업으로 성장했다.신세계 역시 AI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AI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에 진출하는 동시에 기존 유통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을 노리고 있다.AI 기술을 활용한 AI 커머스 전략도 핵심이다. 온라인몰에서 고객 취향을 분석해 상품 추천부터 결제와 배송까지 담당하는 AI 에이전트를 도입하고 재고 관리와 물류 운영을 자동화하는 AI 기반 유통 혁신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신세계는 백화점·마트·이커머스 등을 통해 확보한 대규모 고객 데이터와 오프라인 유통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AI 기술이 결합되면 맞춤형 쇼핑 서비스와 물류 효율화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정 회장은 "AI는 미래 산업과 경제, 인간의 삶 전반을 변화시키는 핵심 기술"이라며 "리플렉션 AI와의 데이터센터 구축 협력은 신세계의 미래 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동시에 국내 산업 전반의 AI 생태계 고도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전략이 네이버·쿠팡과의 AI 커머스 경쟁 구도와도 맞물려 있다고 본다. 네이버쇼핑은 생성형 AI 기반 쇼핑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고 쿠팡은 물류와 데이터 기반 플랫폼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다. 신세계 역시 AI 인프라를 기반으로 커머스 기술 경쟁력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기존 유통 사업의 성장 정체가 자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세계그룹 매출은 2023년 40조6044억원에서 지난해 40조9781억원으로 증가폭이 크지 않았다. 내수 소비 부진과 온라인 쇼핑 성장으로 오프라인 유통 중심의 기존 사업 모델만으로는 장기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대규모 투자와 경험 부족은 변수로 꼽힌다. AI 데이터센터 구축에는 막대한 자본과 운영 경험이 필요하지만 신세계와 리플렉션 AI 모두 대형 데이터센터 운영 경험은 제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인프라 구축과 AI 커머스 전략이 성공적으로 결합된다면 신세계의 사업 구조 자체가 바뀔 수 있다"면서도 "투자 규모가 큰 만큼 장기적인 실행력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