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S 출신 ‘국제통’ 발탁 …인플레이션 대응 ‘매파 성향’환율·유가 변동성 확대 속 통화정책 부담 커져글로벌 경험 vs 국내 이해 … 정책 조율 능력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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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청와대
차기 한국은행 총재에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이 발탁되면서 '매파 총재'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그러나 환율 1500원과 가계부채 2000조, 금융부실 확대가 겹치며 금리 인상은 쉽지 않은 카드가 됐다. 대외 대응은 강화되겠지만, 물가와 금융안정 사이 정책 딜레마 속에 정책 운용 난이도는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이재명 대통령은 22일 새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신현송 국장을 지명했다. 글로벌 중앙은행 네트워크와 정책 경험을 갖춘 '국제통' 인사를 전면에 내세운 것. 향후 통화정책은 국내 경기보다 대외 변수 대응에 방점이 찍힐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신 후보자는 옥스퍼드대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프린스턴대, 런던정경대 교수 등을 거친 뒤 BIS에서 수석이코노미스트와 통화경제국장을 역임한 거시경제 전문가다. 대통령실은 신 후보자가 학문적 깊이와 정책 경험을 겸비한 인물로, 중동발 리스크 등 대외 불확실성 확대 국면에서 적임자라고 평가했다.시장에서는 신 후보자를 대표적인 실용적 매파로 본다. 과거 인플레이션 대응 과정에서 선제적 금리 인상을 강조해온 만큼, 그간 확산되던 금리 인하 기대는 빠르게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로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환경에서는 물가 억제 기조가 한층 강화될 수밖에 없다.실제 대외 환경은 이미 통화정책을 압박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종가 기준 1500원을 넘어 2009년 이후 처음으로 해당 수준에 진입했다. 국제유가 상승과 안전자산 선호가 겹치며 원화 약세가 구조적으로 심화되는 흐름이다. 시장에서는 환율이 1550원 이상으로 추가 상승할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다.문제는 이런 상황에서도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리기 어렵다는 점이다. 가계부채가 이미 위험 수위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계신용 잔액은 1978조 7850억원으로 1년 새 56조원 넘게 증가했다. 증가율은 2.9%로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사실상 20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둔 상황이다.부채 구조 역시 취약하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둔화됐지만 신용대출과 기타 금융기관 대출이 늘며 '빚투' 성격의 자금이 확대되고 있다. 증권사 신용공여 증가와 맞물린 투자 수요가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금융 시스템 안정성도 흔들리고 있다. 5대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46%로 두 달 만에 0.10%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중소기업 연체율은 0.67%까지 뛰며 부실 확산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일부 은행에서는 가계대출 연체율이 0.50%를 넘어서며 1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금리 상승 환경 역시 부담을 키운다.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약 3주 만에 0.3%포인트 넘게 상승하며 3.9% 수준에 근접했다. 글로벌 통화정책도 다시 긴축으로 기울 조짐을 보이며 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금리를 올리면 부실이 확대되고, 내리면 환율과 물가가 불안해지는 '양방향 압박'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유가 변수도 뇌관으로 자리하고 있다. 중동 분쟁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할 경우 물가는 약 1%포인트 이상 상승하고 성장률은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환율 상승까지 겹치면 기업과 가계의 실질 부담은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이처럼 환율·금리·부채가 동시에 움직이는 구조에서는 통화정책의 선택지가 크게 제한된다. 금리를 올리면 물가와 환율 안정에는 도움이 되지만, 가계부채와 부실 리스크를 자극할 수 있다. 반대로 금리를 내리면 경기 방어는 가능하지만 환율 급등과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울 위험이 있다.금융권에서는 신 후보자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정책 경험은 분명 강점으로 꼽힌다. BIS를 중심으로 주요 중앙은행과 협력해온 경험은 외환시장 안정과 국제 공조 측면에서 의미 있는 자산으로 평가된다. 다만 물가·금융안정·경기라는 상충된 목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상황에서 금리 운용 부담은 여전하다. 강점에도 불구하고 정책 난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는 평가다.결국 관건은 균형이다. 물가 안정과 금융 안정, 경기 대응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상황에서 금리 경로와 정책 메시지를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한은 정책 신뢰도를 가를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금융권 관계자는 "지금은 단순한 금리 조정 국면이 아니라 복합 위기 대응 단계"라며 "환율과 자본 흐름까지 동시에 흔들리는 환경에서 정교한 정책 운용이 무엇보다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