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성장·금융안정 동시 고려 … 긴축 일변도 선 그은 첫 메시지“엄중한 시기 책임 막중” … 대외 변수 확대 속 신중 기조 강조매파 색채보다 정책 조율 방점 … 통화정책 ‘속도’ 대신 ‘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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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와대
    ‘글로벌 매파’로 불리는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의 첫 메시지는 의외로 신중했다. 물가 대응보다 ‘균형’을 앞세우며 통화정책의 속도 조절 가능성을 시사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22일 지명 소감을 통해 “물가, 성장, 금융 안정을 감안한 균형 있는 통화정책을 어떻게 운영해 나갈 것인지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 ‘매파’로 분류되는 인물이지만, 금리 인상 일변도가 아닌 정책 균형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지만, 지금과 같은 엄중한 시기에 통화정책을 이끌게 된 데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언급했다. 통화정책 수장으로서의 부담과 현재 경제 상황의 복합 리스크를 동시에 인정한 발언이다.

    특히 신 후보자는 대외 환경을 핵심 변수로 지목했다. 그는 “미국 관세정책 변화와 주요국 통화·재정 정책이 우리 경제의 상·하방 리스크 요인으로 잠재해 있는 가운데, 최근 중동 정세가 급변하면서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과 경제전망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 경제가 처한 여러 난관을 잘 헤쳐 나갈 수 있도록 금융통화위원들과 함께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물가 안정뿐 아니라 금융시장 안정까지 함께 고려하는 정책 기조를 내비친 셈이다.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신 후보자는 “정책이나 조직 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은 향후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통해 소상히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당장 금리 경로나 정책 기조를 단정하기보다 청문회 이후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창용 현 총재에 대해서도 평가를 내놨다. 그는 “지난 4년 동안 물가 안정 기조를 정착시키고 금융·외환시장의 안정을 도모하는 등 한국은행을 잘 이끌어 준 점에 감사드린다”며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에 대해 심도 있게 연구하고 정책 대안을 제시해 온 데 대해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신 후보자의 이번 발언을 두고 ‘매파 본색’과 ‘정책 현실’ 사이의 균형을 의식한 메시지로 해석하고 있다. 고환율, 가계부채, 금융시장 변동성이 동시에 확대되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현실을 반영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