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20일 사업자 마통 신규 종료, 은행권 '사업자 대출 조이기' 확산사업자 막히자 신용대출로 이동 … 한달새 1.4조 급증주담대→사업자→신용 … 대출 '우회 흐름' 반복단속 강화에 은행 선제 차단 … 돈길 막히고 풍선효과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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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개인사업자 마이너스통장(한도대출)을 잇달아 조이면서 대출 시장의 흐름이 빠르게 뒤틀리고 있다. 규제가 본격화되기 전에 은행들이 먼저 '돈줄'을 차단하면서 자금이 다른 대출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현실화될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23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오는 20일부터 개인사업자 대출에서 마이너스통장 방식(한도대출) 신규 취급을 종료한다. 사업자대출 자체를 중단한 것은 아니지만, 상환 구조 중 수시 인출이 가능한 마통 방식을 제외하고 분할상환 등 통제 가능한 방식 중심으로 상품 체계를 재편한 것. 다른 시중은행들도 비대면 한도 축소, 심사 강화 등으로 유사한 조치에 나서면서 '사업자 마통 차단'이 업권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이번 조치는 명시적인 규제 변화에 따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가계부채 관리 강화와 사업자 대출의 주택자금 우회 활용에 대한 단속 강화가 맞물리면서 은행권이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차단한 결과로 보고 있다. 실제 사업자 대출을 활용한 주택 구입 규모는 1년 새 1조 7000억원에서 2조 3000억원으로 약 35% 증가했다.정부의 대응도 강경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사업자금이라 속이고 대출받아 부동산 구입에 쓰면 사기죄로 형사처벌 대상"이라고 경고했고, 국세청은 관련 대출에 대한 전수 검증에 착수했다. 금융감독원 역시 최근 10년치 기업대출 용도 점검을 지시하는 등 관리 강도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용도 외 사용 사례 127건(587억 5000만원)이 적발됐고, 이 가운데 464억 2000만원이 회수됐다.문제는 이러한 조치가 대출 수요 자체를 억누르기보다 다른 통로로 이동시키는 '풍선효과'를 자극하고 있다는 점이다. 5대 은행 기준 신용대출은 최근 한 달 새 1조 4000억원 이상 늘었고, 마이너스통장 잔액도 이달 들어 1조 3000억원 넘게 증가하며 40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2021년 이후 최대 증가 흐름이다.사업자 마이너스통장 축소와 신용대출 증가 간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통계적으로 입증된 것은 아니지만, 금융권에서는 규제가 특정 대출을 조이면 자금이 다른 대출로 이동하는 패턴이 반복돼왔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시중은행 관계자는 "사업자 대출이 막히면 일부 수요는 신용대출이나 비은행권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규제와 단속, 은행의 선제 대응이 동시에 작용하는 복합적인 수급 왜곡 국면"이라고 말했다.금리 상승도 부담을 키우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는 연 4.25~6.50% 수준으로 두 달 사이 상단이 약 0.20%포인트 상승했고, 신용대출 금리는 3.93~5.34%로 1년여 만에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금리 상승과 대출 제한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차주의 자금 조달 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전문가들은 정책 취지와 달리 대출 자금이 더 높은 금리와 리스크로 이동하는 왜곡이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번 흐름 역시 '가계부채 규제→우회 대출 확대→단속 강화→은행 선제 차단'으로 이어진 연쇄 반응의 결과로, 정책과 시장이 동시에 조이면서 금융 불안의 씨앗을 키울수 있다는 것.경제학계 한 교수는 "특정 대출을 막는 방식의 규제가 반복될수록 자금은 더 높은 금리와 위험을 감수하는 방향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며 "단기적 총량 관리보다 자금 흐름 전반을 고려한 정교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