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글, TV 대신 팝업·플래그십 중심 전략 … 한남 팝업 2개월 1.8억 매출프랑스 국민 브랜드 에이글, 라이프스타일로 재정비 … 3040 타깃 공략해외 브랜드 판권 확보 확대 "상품 소싱 넘어 브랜드 운영 사업 전환"
  • ▲ 에이글 화보 ⓒ롯데홈쇼핑
    ▲ 에이글 화보 ⓒ롯데홈쇼핑
    [만나보라]는 김보라 기자가 직접 유통업계 사람들을 만나 듣고 쓴 이야기입니다. 먹고, 입고, 소비하는 모든 것 뒤에는 누군가의 기획이 있습니다. "왜 이 제품일까?", "왜 지금 이 사업을 시작했을까?" 작은 궁금증의 시작에서 현장의 목소리까지 그 이야기를 전합니다.

    롯데홈쇼핑이 프랑스 패션 브랜드 에이글을 앞세워 오프라인 유통과 해외 브랜드 판권 사업으로의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TV홈쇼핑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브랜드 사업자로 영역을 확장하려는 시도다.

    송출수수료 부담과 콘텐츠 경쟁 심화로 기존 홈쇼핑 사업의 성장성이 둔화되면서, 해외 브랜드를 확보해 온·오프라인 유통으로 확장하는 전략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에이글 사업은 롯데홈쇼핑의 체질 전환 방향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김현정 롯데홈쇼핑 패션 디스트리뷰터팀장을 지난 17일 서울 영등포구 롯데홈쇼핑 본사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 에이글 매장 ⓒ롯데홈쇼핑
    ▲ 에이글 매장 ⓒ롯데홈쇼핑
    ◇ "TV 대신 매장" … 에이글 재론칭 전략 적중

    롯데홈쇼핑은 지난 2024년 에이글과 국내 독점 판권 계약을 체결한 이후 주요 패션 상권을 중심으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브랜드 인지도 확대에 나서왔다. 에이글은 과거 영원아웃도어가 국내에서 전개했던 브랜드로 사업 종료 이후 롯데홈쇼핑이 판권을 확보해 재론칭했다. 기존 아웃도어 중심 이미지에서 벗어나 일상에서 착용 가능한 브랜드로 재정비했다.

    에이글은 1853년 프랑스에서 시작돼 전문 장인의 수제 고무부츠로 이름을 알린 바 있다. 프랑스 내 주요 상권과 백화점에 입점한 대중적 브랜드로 기능성과 디자인을 결합한 제품군을 앞세워 인지도를 확보해왔다. 현재는 일상과 아웃도어를 아우르는 스타일로 확장되며 유럽에서 꾸준한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롯데홈쇼핑은 에이글의 핵심 타깃을 30~40대 도심형 소비자로 설정했다. 등산 중심 아웃도어가 아닌 일상과 아웃도어를 넘나드는 어반 아웃도어 콘셉트를 내세워 기존 아웃도어 브랜드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김현정 팀장은 "에이글은 프랑스에서는 주요 상권에 매장이 들어가 있는 국민 브랜드에 가까운 포지션"이라며 "국내에서는 아웃도어 이미지가 강했지만 글로벌에서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이미 확장된 상태"라고 말했다.

    제품 역시 기능성 아우터 중심에서 벗어나 일상복, 부츠, 가방·모자 등 잡화는 물론 반려견 용품까지 카테고리를 확대하며 브랜드 경험을 넓히고 있다.

    홈쇼핑에서 전개하는 사업이지만 기존 채널이 아닌 팝업스토어와 주요 상권 중심의 오프라인 매장을 앞세운 점이 특징이다. 한남동 등에 선보인 팝업스토어는 외국인 관광객 유입까지 더해지며 초기 반응을 확인하는 단계다.

    김 팀장은 "170년 이상의 헤리티지를 가진 브랜드인 만큼 소비자가 직접 보고 경험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브랜드 스토리와 상품을 공간에서 전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과도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한남동 팝업스토어는 약 두 달간 1억8000만원 매출을 기록했다. 온라인을 포함하면 3억원에 가까운 실적이다. 방문객 중 절반가량이 외국인일 정도로 글로벌 수요도 확인됐다. 앞서 롯데백화점 잠실점 정규 매장 역시 오픈 3일 만에 매출 1000만원을 넘기며 초기 흥행 가능성을 확인했다.

    김 팀장은 "유럽이나 중국 고객 반응이 특히 좋았고 해외에서는 이미 인지도가 있는 브랜드라는 점을 체감했다"고 평가했다.
  • ▲ 에이글 화보 ⓒ롯데홈쇼핑
    ▲ 에이글 화보 ⓒ롯데홈쇼핑
    ◇ 플래그십 확대·판권 사업 확장 … "유통 구조 전환"

    롯데홈쇼핑은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오프라인 유통망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최근 대전 갤러리아 타임월드점에 팝업스토어를 선보이며 지역 확장에 나섰고 상반기 중 주요 패션 상권에 플래그십을 포함한 정규 매장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김 팀장은 "4월 롯데월드몰 매장을 기존보다 확대하고 5월에는 도산공원 인근에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라며 "플래그십 매장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한 단계 끌어올리고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부터 물류·시스템 구축과 마케팅 등에 투자하며 사업 기반도 정비를 마쳤다. 김 팀장은 "초기에는 시스템과 물류 기반이 부족해 속도가 더뎠지만 현재는 모든 준비가 완료된 상태"라며 "올해부터 본격적인 성장 구간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에이글 사업은 전년 대비 40% 이상 성장했으며 올해는 45% 이상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패션 시장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황에서 브랜드의 지속 가능성도 과제로 꼽힌다. 차별화된 브랜드 스토리와 유통 전략이 결합되지 않으면 장기 흥행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패션 시장이 어려울수록 브랜드 정체성과 품질이 중요하다"며 "에이글 역시 이 두 가지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은 미래 신사업의 일환으로 에이글을 비롯한 해외 패션 브랜드 판권을 확보해 국내 유통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단순 상품 수입을 넘어 브랜드 운영과 유통을 동시에 맡는 구조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전략이다.

    기존 TV홈쇼핑 판매를 넘어 국내에 아직 소개되지 않은 글로벌 브랜드를 발굴해 편집숍과 백화점, 팝업스토어 등 다양한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통해 공급하고 있다. 이탈리아 친환경 브랜드 우프웨어, 프랑스 시계 브랜드 랩스, 프랑스 레인웨어 브랜드 플로트 등 해외 브랜드 판권을 확보한 바 있다.

    김 팀장은 "과거에는 상품을 소싱해 판매하는 역할에 그쳤다면 이제는 브랜드를 직접 발굴하고 운영까지 맡는 구조로 사업이 바뀌고 있다"며 "홈쇼핑을 넘어 온·오프라인 유통을 아우르는 사업자로 전환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