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중심 화훼시장에 산지 직송 도입 … 온라인 꽃 구매 일상으로완제품 배송·스마트팜 구축 … 가격 30% 낮추고 신선도 높였다꽃=비싸다 인식 깨겠다 … 농가 상생·물류 자동화로 산업 기반 강화
  • ▲ 정연재 코코도르팜 대표 ⓒ쿠팡
    ▲ 정연재 코코도르팜 대표 ⓒ쿠팡
    꽃은 직접 보고 사야 한다는 인식이 바뀌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온라인에서 꽃을 주문해 다음날 받아보는 소비자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한때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꽃의 온라인 쇼핑'이 이제 일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디퓨저 브랜드로 알려진 코코도르의 관계사 코코도르팜이 있다. 코코도르팜은 쿠팡과 손잡고 산지 직송 기반의 새로운 화훼 유통 모델을 구축하며 오프라인 중심이던 꽃 시장에 유통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

    쿠팡의 모바일 플렉스(산지 직송) 시스템을 도입해 생산지에서 소비자까지 직접 꽃과 화분을 배송하는 구조를 마련했다. 복잡한 중간 단계를 줄이면서 가격 경쟁력과 신선도를 동시에 잡은 것이 특징이다.

    정연재 코코도르팜 대표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본사에서 뉴데일리와 만나 "코코도르는 원래 안개꽃 등 건조 화훼를 활용한 디퓨저로 성장했지만 안정적인 원재료 수급이 쉽지 않았다"며 "그래서 직접 농사를 짓기로 했고 그 과정에서 코코도르팜이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안개꽃 하나만으로는 규모의 경제를 내기 어려웠다. 자연의 향기를 전한다는 코코도르의 철학을 꽃으로 확장해 생활 속 감성으로 이어가고자 했다"면서 "향기를 온라인으로 판다는 것도 처음엔 낯설었지만 꾸준히 신뢰를 쌓으며 시장을 만들었다. 꽃 역시 같은 방식으로 성장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쿠팡과의 협업은 지난 6월부터 본격화됐다. 코코도르팜은 쿠팡의 모바일 플렉스 시스템에 입점해 소비자 주문부터 송장 발행, 포장, 출고까지 직접 관리한다. 오후 1시 이전 주문 건은 당일 출고돼 다음날 새벽 고객에게 도착한다.

    정 대표는 "예전에는 쿠팡 물류센터에 납품하는 B2B 구조였지만 지금은 우리가 쿠팡의 물류 허브 역할을 대신한다"며 "고객이 주문하면 농장에서 바로 포장해 나가는 구조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 ▲ 코코도르팜의 플로리스트가 꽃다발을 만들고 있다. ⓒ쿠팡
    ▲ 코코도르팜의 플로리스트가 꽃다발을 만들고 있다. ⓒ쿠팡
    이전에는 생산자가 쿠팡에 납품하고 쿠팡이 소비자에게 배송했지만 이제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연결된다. 배송 시간이 짧아지고 품질 관리도 강화됐다.

    정 대표는 "고객이 오후 1시까지 주문하면 2시에는 출고가 완료된다"며 "쿠팡과 함께 화훼 유통의 로켓배송 모델을 현실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현재 코코도르팜은 경기도 용인에 600평 규모의 스마트팜 단지를 운영 중이다. 일부 허브류는 직접 재배하고 다양한 꽃은 외부 농가에서 공급받아 관리한다.

    상품군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코코도르팜은 꽃다발을 시작으로 라벤더·로즈마리 같은 허브류, 분화류, 최대 1m 높이의 대형 화분까지 품목을 넓혔다. 자체 포장 규격과 환기 시스템을 도입해 생화를 완제품 형태로 배송한다. 뿌리가 심어진 채 포트(pot)째 납품되는 기존 농가의 포트 단위 판매 방식과 차별화한 것이다.

    정 대표는 "예전에는 농장에서 포트 단위로만 판매해 소비자가 직접 화분에 옮겨 심어야 했다"며 "우리는 바로 선물할 수 있고 인테리어로도 활용할 수 있는 완제품으로 제공한다. 단순히 꽃을 사는 게 아니라 즐기는 경험을 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 ▲ 코코도르팜의 라벤더 농장과 허브. 농장의 싱그러움을 머금은 채 와우회원들에게 도착한다. ⓒ쿠팡
    ▲ 코코도르팜의 라벤더 농장과 허브. 농장의 싱그러움을 머금은 채 와우회원들에게 도착한다. ⓒ쿠팡
    가격 경쟁력도 눈에 띈다. 기존 화훼 배송은 특수 차량이나 오토바이 직배송이 일반적이라 건당 2만원가량의 배송비가 붙었다. 코코도르팜은 택배망을 통해 물류비를 절감해 가격을 20~30% 낮췄다. 기존 6만~9만원대 화분이 2만~3만원대로 내려왔다.

    정 대표는 "화훼 유통의 가장 큰 장벽이 물류비였다"며 "쿠팡과 협업을 통해 품질은 유지하면서도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대중이 꽃=비싸다는 인식을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화훼 시장의 구조적 한계로 규모와 시스템을 꼽으며 "네덜란드는 전 세계 화훼 유통의 절반을 담당할 만큼 산업화돼 있다"며 "재배부터 항공 운송까지 완전한 자동화 체계가 구축돼 있다. 우리는 이제 그 첫걸음을 떼는 단계"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쿠팡과 협력해 물류 자동화와 품질 관리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국내 화훼 산업의 기반을 강화하겠다"며 "농가들이 겪는 판로 축소와 비용 부담 문제도 기업의 투자와 정부의 제도 개선이 병행돼야 해결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정 대표는 "꽃은 직접 눈으로 보고 사야 한다는 인식이 아직 남아 있지만 결국 신뢰의 문제"라며 "향기로 고객의 마음을 얻었던 것처럼 이번엔 꽃으로 그 신뢰를 쌓아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