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고점론 속 터보퀀트 쇼크 강타 메모리 수요 감축 VS 제본스 역설, 의견 분분"딥시크 쇼크 처럼 단기 충격에 그칠 것" 지배적메모리 효율화→투자 확대→수요 증가 시나리오 부각마이크론발 메모리 고점론 속 수요 축소 가속화 반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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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인공지능(AI) 메모리 사용량을 최소 6분의 1로 줄이는 알고리즘 '터보퀀트'를 공개하자 국내 반도체 대형주가 일제히 출렁였다.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지난해 1월 딥시크 사태 당시 엔비디아 등 반도체 주가가 폭락했다가 한달도 안돼 반등한 사례를 들며 시장이 과잉반응하고 있다는 의견과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감할 것이라는 반론이 팽팽하다.◆ 터보퀀트 등장, 메모리 고점론과 맞물린 시장 불안구글 리서치는 지난 25일(현지시각) 새로운 AI 압축 알고리즘 '터보퀀트'에 대한 논문을 공개했다. 터보퀀트는 거대언어모델(LLM)의 임시 기억장치인 'KV 캐시'를 3비트 수준으로 압축해 정확도 손실 없이 메모리 사용량을 최소 6배 줄이는 기술이다.이 발표는 미국 증시에서 즉각 반응을 이끌어냈다. 나스닥100이 상승하는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 주식만 역행했다. 샌디스크 -3.50%, 웨스턴 디지털 -1.63%, 마이크론 -3.40%를 기록했다. 반면 엔비디아는 1.99% 올랐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1.21% 상승했다.터보퀀트 충격이 확대된 배경에는 최근 불거진 메모리 고점론이 자리한다.엔비디아는 올 초 발표한 지난 4분기 매출 681억 달러로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주가는 52주 고점(212.19달러) 대비 약 18% 낮다. 마이크론도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시장의 관심은 250억 달러 이상의 설비투자를 감당할 수 있느냐에 쏠렸다.급등한 메모리 가격이 오히려 수요 둔화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점도 고점론에 무게를 더했다.AI 서버 수요에 공급이 쏠리며 메모리 가격은 치솟았지만, 이는 소비자 기기 수요를 끌어내리는 역설적 상황을 낳고 있다.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6년 글로벌 PC 출하량은 전년 대비 5% 감소한 2억6200만 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주요 원인은 지속적인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OEM들이 소비자 가격을 인상하도록 압박받으며 전체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데이비드 나란호 카운터포인트 연구위원은 "2026년에는 DRAM 및 NAND 부족과 가격 상승으로 공급 측면의 압박이 지속될 것"이라며 "윈도10·11 교체 수요는 2026년 상반기까지 일부 출하량을 지지하겠지만 전체 감소를 상쇄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말했다.메모리 가격 자체도 가파른 상승세다.2025년 3분기 255달러였던 64GB RDIMM 가격은 4분기 450달러로 뛰었고, 올해 3월에는 700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이 같은 상황에서 터보퀀트가 '메모리 수요 감소' 신호로 읽히자 이미 부담을 안고 있던 시장 심리가 급격히 꺾인 것으로 풀이된다.◆ "단기 충격" VS "메모리 수요 구조적 감소"시장은 이번 충격을 지난해 1월 딥시크 사태와 비교하고 있다.딥시크 발표 당일인 2025년 1월 27일 나스닥100은 2.79% 하락했고, 엔비디아는 16.97% 폭락했다. AI 반도체 업체인 브로드컴도 17.40% 급락했으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9.15% 내렸다.당시 딥시크가 AI 투자 사이클 전반에 의구심을 던진 패러다임 충격이었음에도 이후 시장은 반등하며 이전 주가를 회복했다.터보퀀트를 두고도 딥시크 사례처럼 충격이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일단 지배적이다. 오히려 터보퀀트의 최대 수혜가 메모리 반도체에 돌아올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터보퀀트의 표면적 목적은 AI 모델 경량화를 통한 비용 절감에 있으나, 보다 본질적인 전략적 의도는 AI 추론 수요의 구조적 확대에 있다"며 "효율 개선이 수요 감소가 아닌 총 수요 확대로 이어지는 리바운드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1990년대 인터넷 도입 당시 종이 사용량 감소가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12년간 오히려 급증했던 사례와 유사한 경로라는 설명이다.김 연구원은 "2025년 1월 딥시크 공개 이후 엔비디아 주가가 단기 급락을 기록했으나 불과 한 달 내 빠르게 회복하며 오히려 이전 수준을 상회했다"며 "터보퀀트와 딥시크는 모두 소프트웨어 최적화 기술이라는 점에서 이번에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AI 수요 자체가 둔화되는 것은 아니며, 기술 효율성의 개선이 오히려 전체 수요를 확대시킬 수 있다는 무어의 법칙이 맞서고 있다"면서도 "올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던 메모리 반도체 업종의 차익실현 명분으로 작용했다"고 짚었다.반면 일각에서 메모리 수요 고점론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터보퀀트 충격까지 더해져 추가적인 메모리 반도체 주가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최근 마이크론이 분기 사상 최고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가 하락한 배경에 메모리 고점론이 자리했다는 것이다. 실제 당시 증권가에서는 마이크론 이익에 HBM 가격이 이미 반영돼 있어 향후 마진 개선 속도가 둔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메모리 고점론이 잠복해 있는 상황에서 메모리 효율을 높인 터보퀀트 기술이 발표된 것은 분명히 악재"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