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타 공급 차질로 혼화제 수급 불안 확대원자재 가격 급등에 공사비 연쇄 상승 불가피레미콘 업체, 수급 안정 위한 정부 대응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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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사 현장 레미콘 믹서 트럭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중동발 원유 수급 불안이 국내 레미콘 업계로 번지고 있다. 레미콘 생산에 필요한 나프타를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생산 셧다운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3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간 분쟁이 한 달 넘게 지속되면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 후폭풍으로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나프타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으로 분해되며, 이 가운데 에틸렌은 레미콘 생산에 필수적인 혼화제의 주요 배합 성분으로 사용된다.문제는 국내 혼화제 생산 업체들이 중동산 나프타 의존도가 높은 구조라는 점이다. 한국은 나프타 수요의 약 4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 중 77%가 중동산이다. 중동 지역 분쟁이 한 달가량 지속되면서 레미콘 업계도 직격탄을 맞게 된 것이다.레미콘은 시멘트와 골재에 물과 혼화제를 섞어 만드는, 아직 굳지 않은 콘크리트로 건설 공정에서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핵심 자재로 꼽힌다.나프타 공급이 흔들리면서 롯데케미칼 등 석유화학사의 에틸렌 생산이 줄고, 이는 곧 혼화제 생산 차질로 이어지는 연쇄 흐름을 갖는다. 혼화제 공급이 끊길 경우 레미콘 생산에도 어려움을 겪게 되는 구조다.이미 석유화학사들은 불가항력으로 인해 에틸렌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는 공문을 혼화제 업체들에 통보해 원재료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이에 업계에서는 에틸렌 재고가 약 2주 내 소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체마다 재고 수준에는 차이가 있지만,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이르면 4월 중순부터 레미콘 생산 중단 가능성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가격 측면에서도 부담은 커지고 있다. 에틸렌 가격은 톤당 1425 달러까지 상승하며 최근 52주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나프타 가격 역시 올해 초 537 달러 수준에서 1134 달러까지 두 배 이상 급등해 수급 불안을 키우는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이날 정부 차원에서 러시아산 나프타 2만7000t을 확보해 LG화학 대산석유화학단지로 반입할 예정이지만, 국내 나프타 월 사용량이 약 400만t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물량은 반나절가량을 버틸 수 있는 수준에 불과하다는 평가다.한편, 국토교통부는 지난 24일 유진기업, 삼표, 아주산업 등 주요 레미콘 업체들과 만나 원료 수급 상황과 생산 차질 가능성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업계에서는 에틸렌 등 화학 원료 수급이 흔들리면서 레미콘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수급 안정을 위한 정부 차원의 대응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에틸렌 수급이 어려워 지방에 있는 혼화제 생산 업체들은 공급을 못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 전쟁이 종식되더라도 이로 인한 피해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