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신청 1주만에 약 3배 증가…공공→건설·민간으로 전선 확대교섭 요구 사실 공고 시정신청 대다수…정부 노정 협의체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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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이 시행된 지 불과 3주 만에 현장의 노사 갈등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며 비상등이 켜졌다. 초기 공공부문에 집중됐던 갈등은 최근 건설업을 포함한 민간 산업 전반으로 빠르게 번지는 양상이다. 이에 정부는 첫 노·정 협의체를 가동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1일 중앙노동위원회와 국회 등에 따르면 법 시행일인 지난달 10일부터 30일까지 접수된 교섭 관련 이의신청은 총 268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행 2주 차 당시 기록했던 90건과 비교해 일주일 만에 약 3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이 같은 증가세는 개정안의 핵심인 '사용자 범위 확대(노조법 제2조)'와 맞물려 있다. 근로계약 체결의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지배·결정력을 가진 자를 사용자로 규정함에 따라, 하청 노조가 원청사를 상대로 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법 적용 기준을 둘러싼 산업 현장의 해석 차이가 이의신청이라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분출되며 혼란이 임계치에 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분쟁의 핵심 쟁점은 교섭권의 확보와 사용자의 의무 이행 여부다. 주로 복수 노조 체제 하에서 특정 노조가 별도의 교섭 창구를 보장받기 위해 제기하는 '교섭단위 분리 결정 신청'과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교섭 요구 사실을 법령에 따라 적절하게 공고했는지를 따지는 '교섭요구 공고 관련 시정신청'이 주를 이룬다.

    특히 시정신청의 경우 원청사가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를 공고하지 않을 때 이를 강제하기 위한 사전 절차로 활용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원청사를 사용자 범위에 어디까지 포함할 것인가를 두고 노사 양측의 법리적 다툼이 커지며 분쟁의 불씨가 확산되는 형국이다.

    갈등의 양상은 공공에서 민간으로 급격히 이동 중이다. 초기에는 정부출연연구기관과 주요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노조가 동시다발적인 시정신청을 제기하며 집단 대응에 나서는 흐름이었다.

    하지만 3주 차에 접어들면서 다층적 도급 구조를 가진 건설업계가 새로운 격전지로 떠올랐다. 일부 사례에 따르면 동일 노조가 100여개 건설사를 상대로 일괄 신청을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원청 건설사를 교섭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테스트 케이스' 성격의 신청이 무더기로 쏟아진 결과로 분석된다.

    다만 접수된 모든 사건이 실제 행정 심판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노동위원회가 행정 효율성을 위해 사건을 기업별로 세분화해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우자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노조가 일부 신청을 취소하고 전략을 재정비하는 사례도 발견되고 있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정부도 제도적 대응 체계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고용노동부는 최근 돌봄 분야 노동자의 처우 개선 논의를 위한 노·정 협의체를 출범시켰다.

    이는 법 시행 이후 정부와 노동계가 마주 앉은 첫 공식 협의 기구다. 공공부문에서 분출된 갈등을 대화 창구로 흡수해 산업 현장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법 시행 초기 발생하는 행정적 혼선을 제도권 안에서 관리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