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스파이크스 아시아 심사위원단 인터뷰]숨겨진 진실·변화를 만드는 행동·정서적 공감대 등 3가지 화두 제시"캠페인 종료 이후에도 영향력이 지속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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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정화 웨버샌드윅코리아 대표. ⓒ웨버샌드윅코리아
광고와 브랜딩, 콘텐츠의 경계가 흐려지는 지금, PR의 역할은 오히려 더 또렷해지고 있다. 배정화 웨버샌드윅코리아 대표는 PR이 기업 평판을 관리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비즈니스 임팩트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창출하는 핵심 전략 영역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3일 브랜드브리프는 2026 스파이크스 아시아(Spikes Asia)에서 PR 부문을 심사한 배정화 웨버샌드윅코리아 대표에게 아시아태평양(APAC) 크리에이티비티의 특징과 현 시대 PR의 의미를 물었다.배정화 대표는 "PR만의 고유한 가치는 '획득된 신뢰(Earned Trust)'에 있다. 최근의 경계가 흐려진 현상은 오히려 PR의 본질적 가치를 더욱 중요하게 만들고 있다"며 "PR은 기업이나 브랜드가 우리가 누구인지 직접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스스로 발견하고 이야기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정의했다.획득된 신뢰는 단순히 주어지거나 구매되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행동, 증명을 통해 쌓아 올린 믿음을 의미한다.배 대표는 "브랜드가 사회적 문제 해결에 직접 행동하고, 사람들이 그 행동의 의미를 스스로 발견하게 만들 때 그로부터 얻어지는 획득된 신뢰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강력하고 장기적 명성 자산이 된다"며 "화려한 크리에이티브나 콘텐츠만으로는 더 이상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이번 심사에서 그가 가장 중점적으로 본 기준 역시 명확했다. 단순히 잘 만든 캠페인을 넘어, '왜 PR이어야 했는가'를 명확히 설명하는 작품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설명이다.배정화 대표는 "크리에이티비티는 기본, 그것이 일회성 화제로 사라지지 않고 어떻게 비즈니스, 문화 또는 사회에 실질적인 변화를 남겼는지를 봤다. 시간이 지나도 계속해서 회자되고, 사람들의 행동이나 인식에 꾸준한 영향을 미치는 캠페인에 더 높은 점수를 줬다"며 "실제 심사위원단이 합의한 올해 PR 부문의 핵심 기준도 '의미 있는 변화(Transformation)'였다. 캠페인 종료 이후에도 영향력이 지속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한 캠페인들이 공통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 이에 따라 오길비(OGILVY) 싱가포르가 대행한 유니레버의 '바세린이 확인함(Vaseline Verified)' 캠페인이 그랑프리로 선정됐다. 소셜미디어에서 확산되는 각종 바세린 활용 팁을 브랜드가 직접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안전하고 효과가 입증된 정보에는 공식 인증 마크를 부여한 것이 골자다.치아 미백, 속눈썹 성장, 섭취, 성관계 시 윤활제 사용 등 위험한 정보까지 퍼지는 상황에서, 바세린은 일방적으로 경고하는 대신 커뮤니티가 만들어낸 사용법을 실험실에서 검증하고 그 결과를 다시 소셜상에 공유하는 방식으로 개입했다. 이를 통해 브랜드는 소비자 안전을 지키면서도 155년 브랜드 유산을 오늘날의 디지털 환경에 맞는 신뢰 자산으로 전환했다.이 캠페인은 PR, 소셜 및 인플루언서(Social and Influencer), 크리에이티브 커머스(Creative Commerce), 헬스케어(Healthcare) 부문 그랑프리, 미디어(Media) 부문 골드, 다이렉트(Direct) 부문 실버까지 총 7개 스파이크를 휩쓸었다.배정화 대표는 "브랜드가 직접 검증 플랫폼을 만들며, 단순한 바이럴 대응을 넘어 소비자 안전과 브랜드 신뢰를 동시에 지키는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평가했다.그는 이를 통해 단순히 기발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하기보다, 이미 문화나 소비자 행동 속에 존재하던 '단순한 진실'을 발견하고 이를 새롭게 조명하는 흐름이 두드러졌다고 봤다. 이것이 그가 꼽은 올해 APAC 크리에이티비티의 첫 번째 주요 트렌드다.
- 두 번째로 배 대표는 단순히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브랜드가 실제로 행동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가령 일본 TBWA\하쿠호도(HAKUHODO)가 대행한 '응원 사인(Cheer Signs)'은 청각장애인 선수들을 위해 세상에 없던 새로운 응원 언어를 제안했다.박수와 함성, 응원 구호로 대표되는 스포츠 응원은 오랫동안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설계됐다. 2025년 도쿄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올림픽 격인 '데플림픽(Deaflympics)'의 개최지로, 100주년을 맞이한 데플림픽을 위해 박수를 뜻하는 보편적 수어를 바탕으로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시각적 응원 체계를 만들어 냈다.이 프로젝트는 일본 주요 언론의 주목을 받았고, 소셜미디어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확산돼 전 세계 청각장애 선수들은 물론, 유명인, 정부기관, 일본 황실 구성원들까지 지지를 보냈다. 현재는 200개 이상의 초등학교에서 교육 도구로 활용되고 있으며, 향후 데플림픽의 공식 응원 체계로도 검토되고 있다.이 캠페인은 PR 부문 실버와 함께 디자인(Design), 이노베이션(Innovation) 부문 골드와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부문 브론즈도 획득했다.
- 배정화 대표가 마지막으로 꼽은 트렌드는 '연결(Connection)의 재발견'이다. 여러 캠페인들이 사람들의 집단적 향수나 공유된 문화적 기억을 활용해 브랜드와 대중 사이에 깊은 정서적 공감대를 만들어 냈다.레오(LEO) 홍콩이 대행한 케세이(CATHAY)의 '카이탁의 귀환(Back to Kai Tak)' 캠페인이 바로 그 예다.지난 몇 년간 캐세이퍼시픽은 홍콩 시장에서 부정적인 여론에 시달려 왔지만, 80년 동안 홍콩의 대표 항공사로서 시민들의 집단적 기억과 자부심을 함께 쌓아온 브랜드이기도 하다. 그 상징적 장면이 바로 옛 카이탁 공항의 '카이탁 착륙'이다.조종사들이 매우 낮은 고도에서 47도 회전을 거쳐 활주로에 착륙하는 카이탁 착륙은 전 세계 항공 애호가들을 불러모았고, 홍콩 시민들에게는 도시의 황금기를 상징하는 기억으로 남아 있다. 관련 법이 달라졌지만 20개가 넘는 정부 기관과 협력해 일시적 비행 금지 구역을 설정한 끝에 캐세이퍼시픽은 홍콩의 '슈퍼볼'로 불리는 럭비 세븐스와 새 카이탁 스타디움 개장을 계기로 이 착륙 장면을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계기로 캐세이퍼시픽은 6년 만에 처음으로 긍정 감성이 부정 감성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해당 캠페인은 브랜드 익스피리언스 앤 액티베이션(Brand Experience and Activation) 부문 골드와 브론즈, 그리고 옥외(Outdoor) 부문 실버를 수상했다.배정화 대표는 "이는 단순한 비행이 아니라, 홍콩의 황금기에 대한 집단적 추억과 자부심을 통해 사회 전체와 감정을 교류한 것이다. 이는 해당 국가의 사회적 맥락과 역사적 향수를 이해하지 못했다면 결코 나오기 어려웠을 아이디어"라며 "해당 국가, 지역의 역사나 사회적 감정, 문화적 코드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그로부터 출발한 아이디어들이 진정한 공감과 파급력을 가진다"고 강조했다.배 대표에 따르면 심사 과정에서는 논쟁도 있었다. 가장 첨예했던 지점은 '혁신적인 크리에이티브'와 '장기적 임팩트' 가운데 어디에 더 무게를 둘 것인가였다. 어떤 캠페인은 아이디어 자체는 대담하고 참신했지만 실제 결과에 대한 효과성이 뚜렷하지 않았고, 반대로 결과는 확실하지만 아이디어의 독창성이 상대적으로 약한 경우도 있었다. 결국 심사위원단은 눈길을 끄는 아이디어 자체보다, 그 아이디어가 어떻게 의미 있는 장기 변화로 이어졌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 캠페인에 더 높은 점수를 줬다는 전언이다.배정화 대표는 "가치(value), 노출 수(impressions), 참여도(engagement)와 같은 지표가 부풀려져 있지는 않은지, 또한 비즈니스 성과라고 제시된 수치가 캠페인의 영향이라고 보기 너무 무리한 주장은 아닌지를 꼼꼼히 살폈다"며 "결국 투명하고 논리적인 근거를 통해 납득할 수 있는 임팩트를 제시한 캠페인만이 심사위원들의 최종적인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이어 그는 "앞으로 PR 실무자에게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능력과 문화적 감수성, 다양한 채널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컬처럴 코레오그래피(Cultural Choreography)' 역량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사람들이 무엇에 열광하고 어떤 이야기를 나누며 어떤 가치를 중시하는지 깊이 이해하고, 그 안에서 브랜드가 개입해 긍정적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하는 감각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배정화 대표는 "앞으로의 PR은 더욱 복합적인 역할을 요구받을 것이다.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복잡한 채널들을 통합적으로 설계하고 조율하는 역량이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이런 관점에서 PR은 기업의 평판을 관리하는 기능을 넘어, 실질적인 비즈니스 임팩트와 긍정적인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는 가장 중요한 전략적 영역으로서 그 위상을 계속해서 증명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브랜드브리프는 2026 스파이크스 아시아의 공식 미디어 파트너로 참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