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전쟁에 공사비 폭등 전망…공공공사 마진율 급감 우려민간보다 원가 상승에 취약…업계 "본전 커녕 손실 안보면 다행"분양가 오르면 서민 실수요층 부담…사전청약자 줄이탈 가능성
  • ▲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고유가로 건자재값과 공사비가 급등하면서 정부 핵심 정책인 공공주택 공급도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공공주택 공사비와 분양가격이 동반 상승할 경우 사업에 참여 중인 건설사 수익 감소와 서민 실수요자의 주거비 가중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건설사들이 신규 공공주택 사업 참여에 소극적인 스탠스를 취하거나, 분양가 상승에 따른 사전청약 당첨자 이탈이 빈번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건설공사비지수는 133.69로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유가가 폭등해 3~4월 공사비 지수는 더욱 가파르게 상승할 전망이다.

    공공주택을 비롯한 공공공사는 민간공사 대비 자재값과 공사비 상승에 취약한 구조를 띤다. 경직성이 강한 공공발주처 특성상 공사비 증액이 쉽지 않고 애초에 사업성 자체도 민간보다 낮기 때문이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공사비가 오르는 만큼 마진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일선 건설사들 사이에서 "본전은 커녕 손실이라도 안 보면 다행"이라는 푸념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대형건설사보다 공공주택 등 공공공사 비중이 높은 중견·중소 건설사는 공사비 상승에 따른 손실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A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2년 전에 감사원이 민간참여 공공주택 공사비를 증액해도 발주처의 배임이 아니라는 사전컨설팅 결과를 내놨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변화 체감도가 크지 않다"며 "여전히 공공발주처는 공사비 증액에 보수적인 입장이고 그로 인한 손실은 시공사가 모두 떠안아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실수요자에게 미치는 영향도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공공주택 경우 신혼부부나 사회초년생, 저소득층 등이 주요 수요층이어서 가격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까닭이다.

    이미 전쟁 이전부터 공공주택 분양가는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왔다. 공사비 상승 기조를 감안하면 분양가 상승은 불가피한 측면이 크지만 그에 따른 실수요자 부담도 적잖은 실정이다.

    최근 국토교통부의 '공공주택건설 사업계획 변경승인' 고시를 보면 고양창릉 S-2블록은 총 사업비가 5731억원에서 6278억원으로 547억원(9.54%) 상승했고, 부천종합운동장역세권 A2블록도 1679억원에서 2393억원으로 714억원(42.5%) 각각 증가했다.

    특히 인천 영종 A62블록은 2085억원에서 4952억원으로 2867억원(137.5%), 즉 2배 이상 뛰었다.
  • ▲ 아파트 재건축 공사현장. ⓒ뉴데일리DB
    ▲ 아파트 재건축 공사현장. ⓒ뉴데일리DB
    핵심 공급 사업지인 3기신도시도 공상비 상승을 피하지 못했다. 예컨대 인천 계양 A9블록은 사업비가 1734억원에서 2813억원으로 1081억원(62.2%) 증가했다.

    특히 3기신도시 경우 대규모 토지 보상과 기반시설 조성이 동시에 이뤄져 원가 상승에 더욱 취약할 수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공사비와 분양가 상승은 기존 사전청약 당첨자들의 이탈과 미분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해 8월 공급된 남양주 왕숙 A1·2블록은 사전청약 당첨자 10명 4명 가량이 본청약을 포기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미국·이란 전쟁은 원유, 국제유가와 직접적으로 연관된다는 점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보다 파급력이 더 클 수 있다"며 "전쟁이 더 장기화될 경우 공공주택을 비롯한 국내 주택사업도 직·간접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산업은 장비 가동과 자재 운송 등으로 인해  유류 소비가 많고 석유화학 기반 자재 사용 비중이 높아 유가 상승에 취약하다"며 "유가가 50% 오르면 건설 생산비용이 1% 초과 상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