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추경에 TBS 지원 … '목적 부합' 여부 논란초과 세수에도 한은 차입 17조 … 재정 운용 도마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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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중동 전쟁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면서 교통방송(TBS) 지원 예산을 포함한 가운데, 동시에 한국은행에서 대규모 자금을 차입한 사실이 드러나 재정 운용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전쟁 추경’이라는 명분과 달리 민생과 직접 관련이 적은 항목이 포함된 데다, 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한은 차입까지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예산심사소위는 3일 TBS 운영 지원금 49억5000만원을 추경안에 신규 편성해 의결했다. 외국어 라디오 방송 지원 35억1000만 원, 교통방송 제작 지원 14억4000만원 등 공익 방송 기능 유지를 위한 항목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전쟁 추경’ 취지와 맞지 않는 예산이라고 비판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전쟁 추경이라더니 TBS에 국비 50억원 지원을 슬쩍 끼워 넣었다”며 “왜 추경으로 TBS 부실을 메꿔줘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도 “재난방송 지연 등 운영이 부실하고 정치적 편향 논란이 있는 방송사에 대한 지원은 추경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앞서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TBS 상황과 관련해 "정치적 요인 등으로 인해 공백이 분명히 생기고 그로 인해 재난방송 등 공익적 부분에 흠결이 생기고 있다는 것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며 추경에 TBS 예산이 포함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추경 항목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한국은행에서 다시 대규모 자금을 차입한 사실도 확인됐다.

    5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3월 한 달 동안 한은에서 17조원을 일시 차입했다. 이 가운데 3조7000억원을 상환했지만 13조3000억원은 월말까지 갚지 못했고, 이에 따른 이자로 76억8000만원을 납부해야 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5조 원을 차입한 뒤 올해 1월 상환했고, 1~2월에는 추가 차입이 없었다가 3월 들어 다시 대규모로 돈을 빌렸다. 한은 일시 차입은 세입과 세출 간 시차로 발생하는 단기 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한 제도로,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과 유사한 재정 운용 수단이다.

    그러나 차입 규모가 반복적으로 확대되면서 재정 운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에도 연간 누적 164조5000억원을 차입해 1580억9000만원의 이자를 부담했다. 이는 2024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앞서 2021년 61조3000억원, 2022년 52조6000억원의 초과 세수가, 2023년 56조4000억원, 2024년 30조8000억원의 세수 결손이 각각 발생했다.

    올해는 연초부터 25조원 이상의 초과 세수가 예상된다.

    다만 정부의 일시 차입 자체는 매년 끊이지 않고 반복돼 더 면밀한 재정 운영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가 초과 세수 상황에서도 자금 흐름을 관리하지 못해 대규모 ‘돌려막기’를 반복하고 있다”며 “방만한 재정 운용을 멈추고 한은 마이너스 통장 의존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