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베테랑 조일웅 한화자산운용 에쿼티운용본부장 인터뷰"ETF도 이제 실력으로 겨루는 시대, 액티브가 판 바꿀 것""전쟁은 지나가는 이벤트, 외국인 매도는 리밸런싱 차원"코스닥 바이오·반도체소부장 주목, "성장 산업 중심으로 재편"
  • ▲ ⓒ조일웅 한화자산운용 에쿼티운용본부장
    ▲ ⓒ조일웅 한화자산운용 에쿼티운용본부장
    "전쟁은 지나가는 이벤트일 뿐, 장기적으로 기업 이익이 주가를 설명합니다. 앞으로 경험많은 매니저가 성장성 높은 종목을 골라 담는 액티브 ETF의 시대가 올 것입니다"

    27년 자산운용 베테랑인 조일웅 한화자산운용 Equity운용본부장은 7일 <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투자 철학을 이렇게 밝혔다. 

    중동 전쟁과 외국인 매도 등 각종 변수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지만, 방향을 결정짓는 핵심은 결국 기업 실적이라는 설명이다.  향후 전쟁 등 외부 변수는 점차 영향력이 줄어들고, 시장은 다시 이익이 성장하는 기업 중심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진단이다. 

    조 본부장은 국내 자산운용 업계에서 27년 넘게 시장을 지켜온 베테랑 운용역이다. 1999년 운용을 시작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을 거쳐 현재 한화자산운용에서 에쿼티본부를 총괄하고 있다. 연기금과 보험사 자금을 포함해 조단위 규모 기관 투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긴 시간 동안 한국 증시의 상승과 하락, 산업의 흥망성쇠를 모두 경험한 그는 시장을 바라보는 기준 역시 단순하다. 결국은 "이익이 성장하는 기업"이라는 것이다.

    그는 최근 시장을 흔들고 있는 중동 전쟁 역시 본질적인 변수라기보다는 '지나가는 이벤트'에 가깝다고 봤다. 조 본부장은 "미국은 정치적으로 전쟁을 길게 끌기 보다는 결국 승리 선언을 하고 발을 빼는 방식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지상군 투입 가능성에 대해서도 "사상자가 발생하면 정치적으로 감당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사실상 불가능한 선택지로 선을 그었다. 이어 "전쟁이 완전히 끝나지 않더라도 국지적인 이스라엘-이란 긴장 수준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사태에서 한국 시장이 받는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는 구조도 짚었다. 조 본부장은 "미국은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낮지만 아시아는 그렇지 않다"며 "결국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이 더 큰 영향을 받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런 지정학적 변수 역시 시장의 방향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은 아니라고 봤다. 그는 "이제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던 큰 이벤트는 상당 부분 마무리된 국면"이라며 "앞으로는 다시 기업과 펀더멘털 중심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국내 증시의 극단적인 변동성에 대해서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했다. 조 본부장은 "우리나라 시장만큼 등락 폭이 큰 시장은 드물다"면서도 "그만큼 많이 올랐기 때문에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외국인 매도세에 대해서는 과도한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반도체 비중이 너무 커지면서 외국인들이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나온 매도가 많다"며 "한국 시장을 부정적으로 봐서 빠져나간 것과는 다르다"고 분석했다. 다만 "환율이 불안하면 외국인 입장에서는 환차손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매수가 어렵다"며 환율 안정의 중요성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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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일웅 한화자산운용 에쿼티운용본부장
    조 본부장은 향후 지수를 단순 추종하는 패시브 ETF보다 액티브 ETF의 인기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순 지수 추종 상품만으로는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한화자산운용이 코스닥150 액티브 ETF에 집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PLUS 코스닥150액티브 ETF는 코스닥150을 벤치마크로 삼지만 실제 투자 대상은 코스닥 전체와 코스피 종목까지 확장된다. 현재 포트폴리오는 코스닥150 종목이 약 60%, 나머지 종목이 약 40% 수준이다. 그는 "액티브 ETF는 운용자의 판단이 반영되는 상품"이라며 "지수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물론 액티브 전략은 그만큼 리스크도 크다. 이에 대해 그는 "그래서 더 중요한 것이 운용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벤치마크를 이기지 못하는 운용사들이 많았고, 그 반작용으로 인덱스 펀드와 ETF 시장이 성장했다는 점도 짚었다. 하지만 "인덱스보다 잘하는 매니저는 항상 존재해 왔다"며 "액티브 ETF는 그런 운용 역량을 기반으로 한다"고 말했다.

    그의 리스크 관리 방식 역시 단순하다. "좋은 기업을 찾는 것이 전부"라는 것이다. 그는 "패시브 ETF는 지수에 포함된 종목을 비중대로 담을 수밖에 없지만 액티브 ETF는 종목을 선택하고 비중을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특정 종목이 고평가됐다고 판단되면 비중을 줄이거나 제외할 수 있지만, 패시브 ETF는 그런 대응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결국 종목 선택과 밸류에이션 판단이 수익률을 좌우한다고 봤다.

    27년의 운용 경험 속에서 그는 수많은 기업의 흥망성쇠를 지켜봤다. 조선업의 성장, 제약·바이오 산업의 부상, 하이닉스와 메리츠금융지주의 재평가 등 시장의 큰 흐름을 모두 경험했다. 동시에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처럼 한때 정점에 올랐다가 하락한 사례도 강조했다. 그는 "아무리 좋은 기업도 성장의 끝에서는 꺾인다"며 "투자는 결국 언제 사고 언제 파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올해 중장기적으로 주목하는 업종은 바이오, 그리고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를 핵심으로 봤다. 이들 산업에서 지속적인 이익 성장 기회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해서다. 

    조 본부장은 "코스닥을 구성하고 있는 축은 바이오, 반도체 소부장, K콘텐츠, 신재생 에너지"라며 "그 안에서 국면별로 더 높은 성장성을 보이는 업종을 적극적으로 액티브하게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