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까지 FC-BGA 고객군 확대 … 하반기 풀가동·증설 필요성 부상MLCC 수요·가격·난이도 동반 상승 … 시클리컬 넘어 구조적 성장 부각
-
- ▲ ⓒ챗GPT
삼성전기가 AI(인공지능) 시대 핵심 부품사로 위상을 끌어올리고 있다.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와 반도체 패키지기판을 동시에 보유한 사업 구조가 AI 서버 확산 국면과 정면으로 맞물리면서다. 여기에 미국 브로드컴이 신규 고객군이 되면서 삼성전기가 전통적인 IT 부품주를 넘어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투자 확대의 직접 수혜를 받는 기업으로 재평가받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빅테크의 설계 일정과 생산 속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공급망 핵심 축으로 올라섰다는 얘기다.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최근 브로드컴을 AI 반도체용 FC-BGA(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 패키징기판) 신규 고객으로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 구글, 아마존, 애플에 이어 브로드컴까지 고객군에 더해지면서 AI 가속기용 고부가 기판 공급망 내 존재감이 한층 커졌다는 분석이다. FC-BGA는 반도체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해 전력과 신호를 전달하는 핵심 부품으로, 제조 가능한 업체가 제한적인 데다 미세공정과 수율 관리 역량까지 요구되는 고난도 제품이다.◇기판부터 달라졌다 … 판가 인상과 풀가동이 동시에 온다삼성전기 기판 사업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가격과 가동률이 함께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고의영 iM증권 연구원은 "3월 주요 IDM(종합반도체기업)이 기판 공급업체에 평균 10% 안팎의 판가 인상을 용인했고, 이에 따라 2026년 2분기부터 수익성 개선 효과가 본격 반영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삼성전기도 일부 AI 고객사를 대상으로 FC-BGA 가격을 10% 인상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업황 회복이 단순 물량 증가가 아니라 판가 개선을 동반하는 국면으로 넘어갔다는 뜻이다.가동률 상승도 가파르다. iM증권은 삼성전기의 FC-BGA 라인이 2026년 하반기 풀가동에 도달하고, 2027년에는 연간 기준 풀가동 체제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2028년 수요에 대응하려면 결국 추가 증설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GPU(그래픽처리장치)와 HBM(고대역폭메모리) 수 증가, CPO(실리콘 포토닉스) 상용화에 따른 기판 대면적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고객사 로드맵을 감안한 선제 투자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일부 고객사와는 이미 2030년 공급분까지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MLCC는 더 세다 … 수요·가격·난이도 모두 오른다MLCC 사업은 한발 더 앞선 분위기다. iM증권은 삼성전기와 무라타의 MLCC 가동률이 이미 90% 이상이고, 보유 재고도 낮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전기 MLCC 유통 리드타임(주문부터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은 20주~24주로 생산 리드타임 6주~8주를 크게 웃돌고 있다. 타이요유덴과 야게오 등 2선 업체들까지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은 향후 수요 강세에 대한 확신의 표현이라고 해석했다. 교보증권도 AI 수요 강세에 따른 IT 부품 호조가 이어지고 있고, MLCC와 FC-BGA의 강한 업황이 삼성전기 실적 기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평가했다.더 주목되는 대목은 AI 서버 세대가 바뀔수록 MLCC 수요가 급증한다는 점이다. iM증권은 AI 서버 세대별 MLCC 탑재량이 Hopper(호퍼) 2만개 이상, Blackwell(블랙웰) NVL72 40만개 이상, Rubin Ultra(루빈 울트라) NVL576 180만개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단순히 물량만 느는 것이 아니라 고전압·고용량·초소형 특성이 동시에 요구되면서 진입장벽도 더 높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기와 무라타 중심의 공급 구도가 더 굳어질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실적 재평가 본격화 … 2027년이 달라진다실적 전망도 빠르게 상향되는 분위기다. 업계는 삼성전기 산업용 MLCC 매출이 2025년 9500억원에서 2027년 2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MLCC 판가 인상까지 더해질 경우 2027년 실적은 한 단계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시장이 이 업종을 순수 시클리컬(주기적 순환)이 아니라 데이터센터 수요의 지속성을 가진 구조적 성장 업종으로 재평가하는 과정으로 해석된다는 의미다.업계 관계자는 “삼성전기의 변화는 단순한 업황 회복이 아니라 AI 인프라 확장 국면에서 핵심 병목을 쥔 부품사로의 구조적 전환”이라며 “AI 가속기 성능과 데이터센터 구축 속도를 결정하는 변수가 GPU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MLCC와 기판에도 있다는 점이 뚜렷해질수록 삼성전기의 몸값은 다시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