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론 연체율 안정 … 고위험가구·취약차주 빠르게 증가자영업자 LTI 343%·대출 1000조 돌파 … 상환 여력 한계은행 추정손실 3조 육박 … 부실, 금융권으로 전이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가계와 자영업을 중심으로 누적된 부실이 금융권으로 번지며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취약차주와 한계기업이 늘면서 내부 리스크는 오히려 확대되는 모습이다.

    3일 4대 금융그룹이 공개한 팩트북에 따르면 1분기 추정손실은 작년 동기(2조8325억원)보다 5.8%, 전분기(2조5656억원)보다 16.8% 증가했다.

    금융그룹이 보유한 대출 채권은 건전성을 기준으로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로 구분된다. 이 중 추정손실은 회수 가능성이 극히 낮은 자산으로 사실상 손실 처리가 불가피한 단계다.

    금융그룹이 보유한 대출 채권은 건전성을 기준으로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로 구분된다. 추정손실은 금융사들이 보유한 대출채권 중 회수 가능성이 극히 낮은 자산으로 사실상 손실 처리가 불가피한 채권이다.

    KB금융의 추정손실 규모는 지난해 1분기 말 6346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8720억원으로 27.2% 증가했다. 하나금융은 3860억원에서 5030억원으로 30.3% 늘었고, 우리금융도 7350억원에서 8260억원으로 12.4% 불어났다.

    반면 신한금융은 1조769억원에서 8601억원으로 20.1% 줄었다. 이는 상각 등을 통한 부실자산 정리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에서는 고금리 장기화 속에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상환 능력이 약화된 영향으로 보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 재산을 처분해도 빚을 갚지 못하는 고위험가구는 지난해 45만9000가구로 1년 새 18.9% 증가했다. 전체 부채 보유 가구 중 비중도 4.0%까지 확대됐다. 금리 상승이나 경기 둔화 시 곧바로 취약차주로 전환될 수 있는 '잠재취약차주'도 20%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자영업 부문의 부담이 두드러진다. 자영업자의 소득 대비 대출 비율(LTI)은 343.8%로 비자영업자보다 100%포인트(p) 이상 높은 수준이다. 대출 규모 역시 1000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리 상승과 내수 부진이 겹치며 상환 여력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금리는 이미 5%대를 넘어섰고, 연체율 역시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상승했다. 자금 사정이 악화된 차주를 중심으로 부실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은행권은 리스크 관리에 나서며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개인사업자 대출이 감소세로 돌아섰고, 가산금리도 상승하는 등 위험 비용을 선제적으로 반영하는 모습이다. 금융권에서는 자영업자를 제2금융권으로 밀어내는 ‘풍선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기에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유가 상승, 글로벌 자산가격 변동성까지 더해질 경우 자영업자의 영업 환경은 한층 더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자금 여건이 악화된 자영업자들이 제2금융권으로 밀려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금융시스템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