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합동 점검 나서며 불공정 구조 개선 압박작업중지권 도입에도 현장 실효성 논란 지속택배노조 “배송 경쟁이 장시간 노동 구조 고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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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배노동자들이 폭염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올여름 폭염 대응 강도를 일찌감치 끌어올리면서 택배업계 야외 노동 현장 전반에 대한 관리 강화에 나섰다. 해마다 택배 현장에서 노동자 사망 사고가 반복되고 있는 만큼 물류업계 안팎에서는 보다 실효성 있는 폭염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19일 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지난 13일 ‘폭염 대비 노동자 건강보호 대책’을 내놓고 폭염 단계에 따른 작업중지 기준을 강화했다.정부는 기상청 폭염특보 체계 개편에 맞춰 체감온도 33도 이상에서는 작업시간 조정과 야외작업 단축을 권고하고, 체감온도 35도 이상에서는 오후 2시부터 5시 사이 무더위 시간대 작업중지를 권고할 방침이다.여기에 체감온도 38도 이상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될 경우 긴급조치 업무를 제외한 옥외작업 중지를 강력 권고하기로 했다.노동부는 체감온도 35도 이상 상황에서 작업을 이어가다 온열질환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즉시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본다는 계획이다.업계에서는 폭염 대응 조치를 시행하더라도 관리가 미흡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감독 강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실제 기온이 33도 안팎 수준이어도 높은 습도와 복사열이 더해질 경우 체감온도는 35도를 웃돌 수 있는 만큼 택배기사 등 야외 노동자들의 온열질환 위험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이 같은 정부 기조 속에 장시간 야외 노동 비중이 큰 택배업계의 긴장감도 커지는 분위기다.작년 7월 CJ대한통운 등 주요 택배사들은 택배기사들에게 자율적인 작업중지권을 부여하고 배송 지연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이를 위해 고객사에 배송 지연 양해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으며 혹서기 동안 모든 작업장에서 근무시간 50분마다 10분 또는 100분마다 20분 휴식을 의무적으로 적용하도록 했다.㈜한진 역시 대전메가허브 터미널 냉방시설을 확대하고 가장 더운 시간대를 피해 배송할 수 있도록 탄력적인 근무 운영을 지원해 왔다.다만 업계에서는 현장마다 작업 환경과 배송 여건이 크게 달라 휴식을 일괄적으로 강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결국 휴식 여부를 택배기사 개인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어 현장에서는 실질적인 사고 예방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국내 택배시장은 2023년 이후 1인당 연간 택배 이용건수가 100건을 넘어선 가운데 ‘새벽배송’, ‘당일배송’ 등 주 7일 배송 경쟁이 일상화되며 현장에서는 물량을 신속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압박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국내 퀵커머스 시장 규모 역시 2029년까지 75억4000만 달러 수준으로 연평균 6.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상위 5개 택배사가 전체 시장의 90.5% 이상을 차지하는 경쟁 구조가 폭염 속 장시간 노동 부담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이에 정부는 지난해 8월 불공정 하도급 거래 관행이 택배 종사자들의 온열질환과 안전사고를 유발한다는 지적에 따라 공정위와 노동부, 국토교통부 합동으로 택배사업자 작업현장에 대한 불시 점검을 실시하기도 했다.업계에서는 경쟁 심화 과정에서 안전사고 관련 배상책임이나 물품 훼손·분실 책임 등을 영업점에 떠넘기거나 기준이 불명확한 계약 의무 위반에도 즉시 계약 해지가 가능한 특약 등을 설정해 영업점을 압박해 왔다는 지적도 이어졌다.이 같은 구조가 결국 택배 종사자들에 대한 부당한 처우와 업무 부담 증가로 이어졌다는 비판도 제기된다.이에 공정위는 5개 택배사업자에 대해 부당 특약 재발방지명령과 함께 총 24억7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작년 7월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역시 “배송 속도 경쟁을 강요하는 택배 현장에 폭염이라는 재난까지 더해졌고, 택배사는 배송 지연에 불이익을 주고 있어 한낮 폭염에도 쉬기 어려운 구조”라고 비판하며 실질적인 대응책 마련을 촉구했다.택배노조 관계자는 “일부 업체들이 작업중지권을 시행하고는 있지만 업계 전반적으로 보면 대책이 사실상 없는 수준”이라며 “시간제 노동 구조가 아닌 만큼 언제든 사고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어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