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합병 불가피한 조치" … 소액주주 "합병만이 답인가" 반발휴온스랩 기술수출 임박설은 부인 … 텀싯 단계 2곳 논의는 인정다음주 주주환원책 공개 … 특수관계인 지분 현황도 쟁점 부상
  • ▲ 송수영 휴온스글로벌 대표가 4일 휴온스글로벌 본사에서 열린 주주간담회에서 설명하고 있다. ⓒ조희연 기자
    ▲ 송수영 휴온스글로벌 대표가 4일 휴온스글로벌 본사에서 열린 주주간담회에서 설명하고 있다. ⓒ조희연 기자
    휴온스글로벌이 휴온스랩 합병 논란과 관련해 임시 주총에서 부결될 경우 합병을 백지화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소액주주 반발이 커지자 정면돌파에 나선 모습이다. 

    다만 회사 측 해명에도 합병 필요성과 가치평가, 주주보호 방안을 둘러싼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휴온스글로벌은 4일 오후 3시 경기도 성남시 판교 본사에서 주주간담회를 열고 휴온스와 휴온스랩 합병 관련 설명회를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송수영 휴온스글로벌 및 휴온스 대표 등이 참석해 합병 추진 배경과 합병비율 산정 근거, 모회사 주주가치 영향 등을 설명했다.

    송수영 대표는 "주주들이 휴온스랩의 가치가 저평가됐고 승계를 위한 목적이며 또 한 달 내 라이선스아웃(기술이전)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면 부결표를 던지면 된다"며 "주주들이 반대해서 부결되면 이를 수용해 전면 백지화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주 뜻에 거스르는 일을 하면서까지 추진할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휴온스는 지난달 18일 이사회를 열고 비상장 바이오 자회사 휴온스랩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존속회사는 휴온스, 소멸회사는 휴온스랩이다. 합병비율은 휴온스와 휴온스랩이 1대 0.4256943으로 정해졌다. 합병이 완료되면 휴온스글로벌의 휴온스 지분율은 기존 40.74%에서 44.83%로 높아진다.

    ◆"고육지책" 해명에도 가치평가 등 논란 여전

    휴온스는 이번 합병이 그룹 차원의 '고육지책'이라고 설명했다. 휴온스가 제네릭 중심 사업 구조로 신약 파이프라인이 부족하고 정부 약가제도 개편에 따라 매출과 수익성 하락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휴온스랩은 자본잠식 상태에서 지난해 약 10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중복상장 규제 강화로 단독 IPO(기업공개)를 통한 자금조달도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휴온스그룹은 휴온스가 휴온스랩을 흡수합병할 경우 휴온스는 바이오의약품 파이프라인과 플랫폼 기술을 확보하고 휴온스랩은 안정적인 자금조달 기반이 생기며 생산·영업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휴온스 측은 이번 합병 이후 2026~2027년 글로벌 파트너사와 라이선스아웃 계약을 추진하고 2028~2029년 피하주사(SC) 전환 플랫폼 '하이디퓨즈' 원료 상용화를 이뤄 2030년 이후 글로벌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주주들의 의문은 해소되지 않았다. 가장 큰 쟁점은 합병이 유일한 선택지였느냐다. 휴온스랩의 자금조달이 필요했다면 유상증자, 차입, 외부 투자 유치, 기술수출 이후 계약금 활용 등 다른 방안도 검토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주주는 "휴온스글로벌이 배당을 받아 휴온스랩에 자금을 내려보내거나 유상증자를 할 수도 있는데 자금조달 어려움만을 이유로 휴온스와 합병하는 것이 최선인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회사 측은 시장에서 제기된 휴온스랩의 기술수출 임박설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송 대표는 휴온스랩이 글로벌 제약사와의 라이선스아웃 계약이 임박했거나 체결 직전이라는 시장의 관측에 대해 "루머이자 왜곡된 정보"라고 말했다. 

    그는 "계약한 적도 없고, 계약 조건이 확정된 것도 없으며, 실사 계획도 없다"며 "현재는 텀싯을 교환하면서 서로 조건을 맞춰가는 단계에 있는 회사가 2곳 정도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회사가 기술수출 논의 자체는 인정한 만큼 합병비율이 현재 시점에서 고정되는 데 대한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향후 라이선스아웃 계약이 실제 성사될 경우 휴온스랩의 기업가치가 재평가될 수 있지만 합병 이후 가치 상승분은 휴온스에 귀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합병가액 산정도 도마 위에 올랐다. 휴온스랩의 합병가액은 주당 1만4500원, 법인가치는 약 1290억원으로 평가됐다. 회사 측은 휴온스랩의 수익가치가 약 21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됐지만 자본잠식 상태가 반영되면서 최종 기업가치가 1290억원으로 산정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주주들은 SC 전환 플랫폼에 대한 시장 규모와 기술수출 가능성, 비만치료제 관련 가정 등이 보수적으로 반영됐다며 기업가치 산정이 적정하지 않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휴온스랩의 하이디퓨즈 플랫폼이 향후 글로벌 제약사와의 라이선스아웃이나 비만치료제 개발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현재 평가액보다 가치가 커질 수 있는데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승계 논란에 대해서도 회사 측은 강하게 부인했다. 송 대표는 일부 주주들이 제기한 승계 목적 의혹에 대해 "소설"이라며 "이번 합병 과정에서 휴온스랩 가치를 낮추거나 휴온스글로벌 주가를 누르기 위한 논의는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승계를 위한 목적이었다면 제가 이 합병에 참여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만에 하나 그런 논의가 있었다는 점이 특별위원회나 감사 과정에서 확인된다면 모든 법적 책임을 지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휴온스랩 특수관계인 지분 보유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간담회에서 주주들이 오너 일가 등 특수관계인의 휴온스랩 지분 보유 여부를 묻자 회사 측은 "보유하고 있다"고 답했다. 

    송 대표 역시 본인이 휴온스랩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히며 "어려운 시기 책임경영 차원에서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휴온스랩이 추가 자금 투입이 필요한 상황에서 임직원과 특수관계인들이 유상증자에 참여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회사 측은 이를 책임경영 차원의 투자라고 설명했지만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이해상충 우려가 남는다. 휴온스랩 합병이 성사되면 특수관계인과 임원들이 보유한 휴온스랩 비상장주식은 휴온스 상장주식으로 전환된다. 휴온스랩 가치 산정과 합병 추진에 관여할 수 있는 경영진이 합병 이후 상장주식을 받는 구조인만큼 합병비율 산정과 의사결정 과정의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남는 것이다.

    현재 소액주주들은 특수관계인 보유 지분 규모와 합병 후 휴온스 지분 변화, 예상 배당 수익 등을 보다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주환원책 역시 아직 구체성이 떨어진다. 송 대표는 합병이 성사될 경우 휴온스글로벌이 받게 되는 휴온스 신주 일부를 일반 주주에게 현물배당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환원 규모와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다. 회사는 다음 주 특별위원회와 이사회 논의를 거쳐 관련 내용을 확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자사주 매입·소각에 대해서도 검토했지만 당장 추진하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송 대표는 50억~1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고민했다면서도 휴온스글로벌이 당장 해당 자금을 동원할 여력이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번 간담회는 회사가 합병 논란을 정면으로 해명하는 자리였지만 오히려 절차와 주주보호를 둘러싼 의문을 완전히 해소하기에는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 대표는 합병 공시 이후 주주와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에 대해 "대표이사로서 큰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주주 반발이 커진 뒤에야 간담회와 임시 주총 절차가 마련된 만큼 회사가 강조한 절차적 정당성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관건은 7월 임시 주총 전까지 회사가 소액주주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 주주환원책과 투표 방식, 이해상충 해소 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지가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