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크래프톤 경영진과 연쇄 회동 … AI 협력 논의국방·조선·로봇으로 확장 … K-게임 체질 변화 가속피지컬 AI-온디바이스 AI 접점 확대 … 협력 범위 확장"게임사에서 AI 기업으로" … 엔비디아 협력 확대 주목
  •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서울 마포구 'T1 베이스캠프'를 방문해 '페이커' 이상혁을 비롯한 e스포츠 구단 T1의 리그 오브 레전드(LoL) 선수단을 만나 '페이커'의 시그니처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공동취재) 260605 ⓒ뉴시스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서울 마포구 'T1 베이스캠프'를 방문해 '페이커' 이상혁을 비롯한 e스포츠 구단 T1의 리그 오브 레전드(LoL) 선수단을 만나 '페이커'의 시그니처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공동취재) 260605 ⓒ뉴시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방한 사흘째인 7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을 잇달아 만난다. 업계에서는 이번 회동이 단순 게임 협력을 넘어 엔비디아가 차세대 성장축으로 꼽은 '피지컬 AI'와 로보틱스 협력 논의의 출발점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7일 뉴시스 등에 따르면 젠슨 황 CEO는 이날 김택진 대표와 장병규 의장을 각각 만나 AI와 게임, 로보틱스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회동 형식과 구체적인 의제는 공개되지 않았다.

    황 CEO는 방한 직후부터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5일 김포공항 입국 현장에서 "한국에 많은 비즈니스를 가져왔다"며 "한국을 위한 깜짝 선물도 준비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한국의 유망 산업으로 로보틱스를 지목했다. 황 CEO는 "로보틱스가 한국의 다음 핵심 산업이 될 것"이라면서 "한국은 제조기술과 AI 분야 모두 강점을 갖고 있으며 두 기술의 결합이 바로 로보틱스"라고 강조했다. 한국 연구개발(R&D)센터 설립 계획과 관련해서도 "이미 인력 채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업계가 이번 회동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황 CEO가 강조하는 로보틱스의 핵심 기반이 바로 피지컬 AI이기 때문이다.

    피지컬 AI는 가상환경에서 학습한 AI를 현실 세계의 로봇과 무인 체계에 적용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실제 환경에서 반복적인 시행착오를 거치는 대신 게임과 시뮬레이션 공간에서 먼저 학습시켜 개발 속도와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3차원(3D) 게임 개발 역량을 보유한 게임사들이 새로운 협력 파트너로 떠오르고 있다. 공간 인식과 물리 엔진, 캐릭터 행동구현기술이 로봇의 환경 인식과 판단, 움직임 구현에 활용될 수 있다.

    엔씨소프트는 엔비디아와 오랜 기간 협력 관계를 이어온 기업이다. 2008년 '아이온' 그래픽카드 마케팅 제휴를 시작으로 협력을 이어왔으며 지난해 10월 황 CEO 방한 당시 서울에서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는 '아이온2'와 '신더시티'를 출품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AI 전문 자회사 NC AI를 중심으로 피지컬 AI사업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현대로템과 함께 국방과학연구소(ADD) 국책과제를 수주해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월드모델 개발을 진행 중이며 한화오션의 자율 용접로봇 AI 개발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크래프톤과 황 CEO의 회동에서도 휴머노이드 로봇과 AI 게임 기술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크래프톤 측에서는 장 의장과 이강욱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 장태석 배틀그라운드 IP 총괄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크래프톤은 올해 초 피지컬 AI 전문법인 '루도 로보틱스'를 설립해 로봇용 AI 개발에 착수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방산분야 합작법인(JV) 설립도 추진 중이다.

    게임 분야에서는 엔비디아와 협력해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에 AI 기반 캐릭터 기능을 적용했으며 'PUBG: 배틀그라운드'에는 이용자와 상호작용하는 AI 캐릭터 'PUBG 앨라이'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최근 공개한 AI PC 플랫폼 'RTX 스파크'를 활용한 온디바이스 AI 게임 협력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AI 퍼스트' 기업 전환을 선언한 뒤 약 1000억원을 투입해 엔비디아 B300 기반 GPU 클러스터 구축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사는 이제 GPU의 주요 수요처를 넘어 피지컬 AI를 구현하는 핵심 파트너로 평가받고 있다"며 "이번 회동은 게임과 로봇, 방산을 연결하는 새로운 AI 생태계 협력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