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장중 1561원 … 17년 만 최고 수준구윤철 "일방향 쏠림, 용인 안 해" … 긴급회의 소집역외 선물환 거래 투명성 강화 … 시장교란 행위 점검
  • ▲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60607 ⓒ재정경제부
    ▲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60607 ⓒ재정경제부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60원대를 돌파하자 정부가 투기적 거래와 역외 외환시장을 정조준했다. 외환당국은 환율 급등 과정에서 일부 투기세력이 쏠림현상을 부추겼다고 보고 시장교란행위 점검과 함께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 투명성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NDF는 국내 외환시장 밖에서 실제 원화를 주고받지 않고 환율 차익만 정산하는 파생상품 거래로, 글로벌 투자자들이 원화 방향성에 베팅할 때 주로 활용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최근과 같은 지나친 환율 변동성 확대는 우리 경제에 바람직하지 않다"며 "과도한 변동성과 일방향 쏠림 현상은 용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원·달러 환율이 5일 야간거래에서 장중 1561.5원까지 치솟은 가운데 이례적으로 일요일에 소집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가 2014년 순대외채권국으로 전환한 이후 환율이 1560원대를 기록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최근 환율 급등 배경으로 중동 지역 긴장 고조와 미국 금리 인상 전망, 외국인 투자자의 차익실현 움직임 등을 꼽았다. 특히 일부 투기적 거래가 환율 상승을 부추기며 시장 쏠림현상을 가속한 것으로 판단했다.

    구윤철 부총리는 "최근 환율 변동성 확대에는 국내 증시 호조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의 비중 조정과 차익실현 등 수급 요인이 존재하지만, 일부 투기적 거래가 쏠림 현상을 가속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역외에서 이뤄지는 NDF 거래를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당국은 역외 NDF 파생상품 거래를 통한 쏠림현상이 국내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거래구조를 면밀히 분석해 투명성을 높일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역외 NDF 거래를 국내 외환시장으로 흡수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은 외환시장에서 원화 약세 흐름에 편승한 투기적 움직임이나 시장교란행위가 있었는지 점검하고 결과에 따라 엄정 조치할 방침이다.

    환율 상승기에 수출입 기업들이 수입대금 지급을 앞당기거나 수출대금 회수를 늦추는 방식으로 시장 변동성을 키웠는지도 조사 대상에 올랐다. 재정경제부와 국가정보원, 국세청, 관세청, 한은, 금감원 등이 참여하는 불법 외환거래 대응반이 관련 거래를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구 부총리는 "중동전쟁 전개와 미국 물가동향 등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24시간 높은 경계감을 갖고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관계기관과 협조해 대책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최근 우리 증시 규모가 확대되면서 외환시장 변동성이 금융시장뿐만 아니라 실물경제와 재정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다고 보고 거시건전성 관리체계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