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역량기반훈련 도입 위한 운항기술기준 개정 추진동체착륙·조류충돌·엔진고장 등 비정상 상황 대응훈련 강화대한항공 통합 앞두고 훈련·자격심사 체계 정비 주목
  •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앞두고 조종사 서열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정부가 국적 항공사 조종사 훈련·심사 기준 손질에 나섰다. ⓒ뉴데일리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앞두고 조종사 서열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정부가 국적 항공사 조종사 훈련·심사 기준 손질에 나섰다. ⓒ뉴데일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앞두고 조종사 서열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정부가 국적 항공사 조종사 훈련·심사 기준 손질에 나섰다. 

    조종사의 실제 대응 능력을 중심으로 훈련하고 평가하는 역량기반훈련을 도입하고, 동체착륙·조류충돌·엔진고장 등 비정상 상황 대응훈련을 운항기술기준에 반영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국내 유일 대형항공사(FSC) 출범을 앞두고 조종사 자격과 전환훈련 기준을 정비하는 작업도 주요 과제로 떠오른 모습이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국적항공사 조종사 훈련·심사 체계 개선방안 연구’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등 국제 기준에 맞춰 조종사 역량기반훈련(CBTA) 관련 운항기술기준 개정안을 마련하고, 정부의 승인 절차와 점검표를 정비하는 것이다.

    역량기반훈련은 정해진 과목을 정해진 시간만큼 이수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조종사의 실제 대응 역량을 중심으로 훈련하고 평가하는 제도다. 항공기 성능과 자동화 수준이 높아지면서 조종사가 복잡한 시스템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판단하는지가 안전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국토부는 항공기 성능이 큰 폭으로 발전하면서 복잡한 시스템 상황 아래에서의 의사결정 미비, 상황인식 오류 등 인적 요인에 따른 사고 비중이 커진 만큼 과거 사고 사례를 바탕으로 짜인 고정 시나리오 방식의 훈련만으로는 실제 운항 환경에서 발생하는 예측 불가능한 사고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봤다.

    이번 연구에는 조종사 초기훈련, 승격훈련, 전환훈련, 재자격훈련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역량기반훈련 기준과 평가기준을 마련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운항자격심사관이 조종사를 평가할 때 활용하는 심사결과표 역시 ICAO 기준에 맞게 손보는 방안이 검토된다.

    비정상 상황 대응훈련도 강화된다. 국토부는 랜딩기어 고장에 따른 동체착륙, 조류충돌, 이착륙 중 엔진고장, 모든 엔진고장 등 상황을 운항기술기준에 반영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현재 일부 비정상 상황은 조종사 훈련 과목으로 명확하게 규정돼 있지 않아, 해외 항공당국과 항공사의 훈련 사례를 비교해 개선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초기 부기장 운항경험훈련(OE) 기준도 정비 대상이다. 초기 부기장 훈련 과정에서 유자격 부기장 탑승 등에 대한 세부 근거가 미약하다는 판단에 따라, 주요 국가의 운영 사례를 분석해 국내 운항기술기준 개정안을 제시하는 내용이 담겼다.

    항공업계에서는 이번 과업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과정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양사 통합 이후에는 조종사 교육체계, 운항절차, 기종 전환훈련, 자격심사 기준 등을 하나의 체계로 맞춰야 한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조종사가 통합 대한항공 체계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훈련·심사 기준이 어떻게 적용될지는 안전운항체계 점검의 핵심 사안이 될 수 있다.

    두 사안은 통합 대한항공 출범 과정에서 맞물릴 가능성이 적지않다. 통합 이후 기종 전환, 승격, 재자격 심사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만큼 평가 기준을 둘러싼 조종사 사회의 민감도도 커질 수 있다. 앞서 국토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조건부로 인가하면서 안전운항체계 변경검사와 통합 이행 상황을 점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조종사 서열 문제는 노사 간 이해관계가 첨예한 사안이고, 정부의 훈련 기준 정비는 안전 규정 차원의 문제"라면서도 "통합 항공사에서는 조종사 전환훈련과 자격심사, 승격 기준이 모두 맞물릴 수밖에 없어 제도 정비 과정에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