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 61시간 만에 초진…배송 물량 인근 거점으로 분산전국 등록 물류창고 5948곳 … 대형·고밀도 구조에 화재 대응 어려워AI·물류로봇 도입 확산 … 배터리 충전·보관 안전관리 새 과제 떠올라
  • ▲ 인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 ⓒ뉴데일리DB
    ▲ 인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 ⓒ뉴데일리DB
    지난해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200조원을 넘어서며 유통업계의 배송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업체들은 당일·새벽배송을 뒷받침하기 위해 대형 물류센터와 자동화 설비를 늘려왔다. 최근 발생한 인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를 계기로 물류망 확대와 자동화 속도에 걸맞은 안전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6시54분께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32물류센터에서 발생한 불은 약 61시간 만인 20일 오후 8시께 초진됐다.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가 운영하는 이 센터는 연면적 약 29만9000㎡ 규모로 서울 서부와 인천 지역의 로켓배송을 담당한다. 쿠팡은 이곳에서 처리하던 물량을 인근 센터로 분산하고 있다.

    불은 6층에서 시작해 7층으로 번졌다. 생활용품 등 가연물이 대량 적재된 데다 랙과 자동화 설비가 복잡하게 설치돼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5층에는 전기차 약 20대분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 물류로봇 수백 대가 있어 소방당국은 불길이 아래층으로 번지는 것을 막는 데 인력과 장비를 집중하기도 했다.

    대형 물류센터 화재가 장기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 6월 경기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는 완전 진화까지 132시간이 걸렸다. 지난해 11월 충남 천안 이랜드패션 물류센터 화재도 완전 진화까지 약 60시간이 걸렸으며 일부 주문 취소와 배송 지연으로 이어졌다.

    물류센터가 빠르게 늘고 대형화하면서 안전관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전국에 등록된 물류창고는 5948곳이다. 물류시설법에 따라 면적별 통계가 집계되는 창고 2204곳 가운데 연면적 1만㎡ 이상 대형 창고는 745곳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연구자료를 살펴보면 "물류창고는 기본적으로 수용물품이 많고 집중화되어 있어서 화재하중이 일반 건축물에 비해 수 배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평가했다. 물류센터의 구조와 보관 상품에 맞춘 화재 예방 및 초기 대응체계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 ▲ 현대홈쇼핑 화성 물류센터에서 로봇팔과 싱귤레이터를 활용해 상품을 하역하는 모습 ⓒ현대홈쇼핑
    ▲ 현대홈쇼핑 화성 물류센터에서 로봇팔과 싱귤레이터를 활용해 상품을 하역하는 모습 ⓒ현대홈쇼핑
    유통업계도 소방·전기시설 점검과 대피 절차, 배송 물량 분산을 포함한 비상 대응체계 전반을 다시 살펴보고 있다. 주요 배송 거점의 가동 중단이 입점 판매자와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대체 운영망도 보완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물류센터 안전은 근로자뿐 아니라 판매자와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유통망 관리의 문제"라며 "이번 화재를 계기로 소방시설과 전기설비, 사고 대응체계 전반을 재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물류로봇 활용이 빠르게 늘면서 배터리 안전도 새로운 관리 과제로 떠올랐다. 유통업계는 배송 속도와 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AI)과 로봇,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 물류 시스템을 확대하고 있다. 이동형 물류로봇에 리튬이온 배터리가 사용되는 만큼 배터리 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충전구역을 분리하는 등 자동화 수준에 맞춘 안전대책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쿠팡은 대구 풀필먼트센터에 무인이송로봇(AGV)을 투입해 상품 진열과 집품 작업을 자동화했다. 롯데쇼핑은 오는 8월 가동을 목표로 하는 부산 제타 스마트센터에 오카도의 로봇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컬리는 평택물류센터에서 자율주행 로봇 실증을 추진한 데 이어 휴머노이드 로봇 실증에 나선다. 현대홈쇼핑도 최근 경기 화성 물류센터에 로봇팔과 싱귤레이터 등 자동화 설비를 도입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물류로봇은 빠른 배송을 위한 핵심 설비로 앞으로도 도입이 늘어날 것"이라며 "작업 효율뿐 아니라 배터리 이상 여부를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화재가 주변 설비로 번지지 않도록 충전·보관시설의 안전 기준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