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7억원 근저당 설정 … 靑 "매수인의 사정에 따른 것"은행 대출 축소에 실수요자 불안 … 자금조달 양극화 심화상급지는 증여 의존도 확대 … 청년층 주거 사다리 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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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 ⓒ 연합뉴스
은행 대출도 막히고 부모 도움도 기대하기 어려운 청년 실수요자들 사이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분당 자택 매각 과정에서 불거진 이른바 '집주인 금융' 논란이 상대적 박탈감을 키우고 있다.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시중은행들이 대출 한도를 대폭 옥죄는 상황에서 신혼집 계약금까지 낸 청년들은 "부모님도 도와줄 수 없는데 은행 대출마저 나오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며 발을 구르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매수인에게 직접 근저당권을 설정해주는 방식으로 잔금 이행 거래를 성사시킨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21일 대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는 최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를 29억원에 매도하며 매수자 명의로 17억7000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이 대통령이 채택한 매도 방식은 매도인이 잔금을 전액 회수하지 않은 상태에서 소유권을 먼저 넘겨주고 남은 금액에 대해 근저당을 설정하는 구조다. 이는 매수자가 금융권 대출이 막혀 자금 융통이 어려울 때 주로 쓰인다.쟁점은 해당 아파트가 25억원을 초과하는 투기과열지구 내 매물이라는 점이다. 현행 10·15 대책 등 강화된 가계부채 규제를 적용할 경우, 29억원 고가 아파트 매수 시 은행에서 받을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2억원 남짓에 그친다. 차액인 27억원을 매수자가 온전히 자력 또는 사적 채널을 통해 마련해야 하는 셈이다. 대통령실 측은 "매수인의 사정에 따른 근저당 설정"이라고 해명했지만, 시장 안팎에서는 당국이 강력한 대출 억제 정책으로 투기 수요를 차단하는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규제망을 비껴갈 수 있는 우회적 자금 조달 통로를 이용한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한 세무사는 "돈을 빌려준 것으로도 볼 수 있지만 잔금을 다 받지 못했으니까 그것에 대한 담보를 설정해 놓은 것으로도 볼 수 있다"면서도 "근저당권 설정하는 방식이 부동산 거래에서 자주 사용되는 방식은 아니지만, 고가 부동산에 대해서는 이렇게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결국 제도권 금융의 대출 문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고가 주택 거래 시 은행 대신 사인 간 신용공급이 활용된다는 설명인 셈이다.반면 수억 원대의 자금을 구할 수 없는 평범한 실수요자들의 조달 통로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주담대 최대 한도를 기존 6억원에서 3억원으로 대폭 축소했고 우리은행은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 관련 대출의 영업점별 월 취급액을 30억원에서 10억원으로 줄였다. 뿐만 아니라 5대 시중은행 모두 대출 한도를 늘려주는 모기지보험(MCI·MCG) 가입마저 전면 제한해 은행권 대출 문턱이 한껏 높아진 상태다.이사를 앞두고 대출을 받아야 하는 청년층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최근 서울 시내 아파트 매수 계약을 체결한 30대 직장인은 "계약금을 이미 치른 상태에서 은행 대출 승인에 차질을 빚을까 봐 불안한 상황"이라며 "부모님 지원이 어려워 은행 대출만이 유일한 조달 방법인데 대출이 안 되면 잔금을 치를 대안이 없다"고 설명했다. 자금 조달 여력이 부족한 청년들에게는 시중은행 대출이 사실상 유일한 주거 마련 수단인 셈이다.강화된 부동산 및 대출 규제로 주택 매수 자금의 조달 구조 격차도 심화되고 있다.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실이 제출받은 자금조달계획서에 따르면 올해 1~4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주택 매수 자금 중 증여·상속 비중은 7.2%로, 2024년(3.9%) 대비 약 두 배 급증했다. 반면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서울 외곽 지역은 금융기관 대출 비중이 2024년 27.3%에서 올해 1~4월 37%로 10%포인트(p) 상승했다.은행권 대출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청년들의 계층 이동 사다리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30대 이하 가구주의 주택보유율은 2019년 27.4%에서 2025년 21.5%로 하락했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정부가 빌려주는 정책금융에 대한 의존도도 높아졌다. 지난 5월 기준 주택도시기금 등 정책 주택금융 잔액은 337조4869억원으로 1년 새 약 7조원 불어났다.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매도인 근저당 설정은 위법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고가 주택 거래 시 제도권 여신이 부족할 때 활용되는 보충적 자금 조달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