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렬 친노사이트인 데일리서프라이즈의 배삼준(54) 대표가 "노무현 정부를 맹목적으로 찬양만 하는 언론은 문을 닫아야한다"며 이 사이트 대표직을 그만둔다고 밝혔다.

    배 대표는 지난 97년부터 노 대통령에 금전적인 후원을 해왔으며, 2004년 데일리서프에 1억원이 넘게 지원하면서 대표직을 맡게됐으며 이후 '돈이 필요하다'는 요청이 있을 때마다 지원해 왔다고 8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데일리서프의 모체인 웹진 서프라이즈는 2002년 대선당시 '노빠'들의 집결지인 친노 논객 사이트였다. 노 대통령은 2003년 10월 서프 창간 1주년 때 축하 기고문을 보냈고, 정부·여당의 핵심인사들이 앞다퉈 이 곳에 인터뷰와 기고를 하는 등 권세를 함께 누려왔다.

    이 매체의 전 대표 서영석씨는 지난 2004년 부인의 인사청탁과 거짓말 의혹으로 물러났으나, 이후에도 "개혁만 팔아 먹어도 10년은 먹고 산다" "노무현도 개혁 팔아 대통령 된 것 아니냐. 시대의 흐름을 읽고 이용하여 돈 버는 게 무슨 잘못이나 죄가 되느냐"는 등 안하무인격 막말을 해 물의를 일으켰다.

    또 서씨는 데일리서프 창간에 앞서 "(부인의 인사)청탁건으로 보수언론이 비판하고 선전 해주니 (나를) 정권 실세로 오인한 사람들이 너도 나도 나서서 도와준다"며 "창간 축하 광고도 넘치고, 투자를 원하는 사람들을 제지하고 대기시켜야 할 정도"라고 말한 바 있다.

    친노사이트 데일리서프라이즈 배삼준 대표가 "맹목적인 노빠언론은 문을 닫아야한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데일리서프 화면 캡쳐.

    배 대표는 데일리서프 대표직을 그만두는 이유에 대해 "노 정부의 잘못된 경제정책을 비판하지 않고 맹목적으로 찬양만 하는 언론은 문을 닫아야 한다. 내가 더 이상 경영할 이유가 없어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배 대표는 피혁·의류업체인 ㈜가우디와 환경업체 ㈜가우디환경 회장직도 맡고 있는 중견기업인이다.

    배 대표는 "부자에게 돈을 걷어 가난한 사람의 환심을 사려는 사회주의적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지 않으면 나부터 정권 비판 운동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 정부는 재집권전략에 모든 포커스를 맞췄다. 행정수도로 충청표를, 세금정책으로 서민표를 모으려 했다"며 "그러나 이는 경제 현장을 모르는 황당한 발상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배 대표는 97년부터 노 대통령과 술 먹으며 토론도 자주 했고, 금전적 후원도 적지 않게 했다고 한다. 그는 "2000년 낙선운동 때는 시민단체 핵심인사에게 후원금도 냈다"고 말했다. 2002년 대선 때는 투표 3일 전에 노 대통령과 선거전략에 대한 통화도 했다. 배 대표는 "같은 고향(김해)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정직하고 뚝심 있는 정치인 노무현이 좋았다"고 말했다. 2004년 대통령 탄핵 때는 탄핵반대 신문광고를 낸 것이 계기가 되어, 2004년 7월 1억원이 넘는 돈을 데일리서프에 지원하고 대표가 됐다고 배 대표는 밝혔다. 

    그는 "이 정권 탄생에 나도 기여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친노 사이트'는 살려야 된다고 믿었다"고 했다. 배 대표는 "이후에도 '임금이 없다' '운영자금이 모자라다'고 하면 돈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그는 "기업하는 사람으로서 정부가 경제정책으로 경제를 파탄에 빠트리고 있는 것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며 친노사이트 대표직을 버리는 가장 큰 이유를 밝혔다. 배 대표는 "노 대통령은 '장수천'이라는 장사를 해본 사람 아니냐. 그래서 경제정책을 더 잘할 것으로 믿었지만 결과는 딴판이었다"고 했다.

    배 대표는 "중소기업인은 현금이 남으면 부동산도 사고, 이를 담보로 대출도 받는다"며 "그런데 지금은 양도세가 너무 올라 팔 수도 없고, 부동산 담보로 대출 받기도 어려워졌다"고 했다. 그는 "중소기업이 투자를 못하면 일자리도 없다. 경기침체 실업증가 서민경제 몰락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빼앗긴 사람은 있는데 받은 사람은 없는 상황"이라고도 했다.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배 대표는 "대통령에게 하야하라는 수준 아니냐"고 했다. 그는 "잘못된 정책에 대한 국민적 항거인데도 대통령은 선거결과를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고, 청와대는 기존 정책을 고수하겠다고 한다. 대통령이 이제 고집을 그만 접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로 있는 매체에 이런 글을 왜 기고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배 대표는 "내 말을 실어주겠느냐. 신문에 호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배 대표는 "나는 친노파들을 배신하는 게 아니다. 대통령의 정책전환을 간절히 호소할 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