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8 데킬라', 라부부 열풍 이끈 '리틀 트릿' 마케팅으로 Z세대 공략"단순 유행 좇는 것 아니라, 소비자 인사이트에 주목"지난해 전체 데킬라 시장 성장률 2% 그친 반면, '818 데킬라' 40% 성장주류 제품을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의 일부로 포지셔닝해 차별화
  • ▲ 818 데킬라가 출시한 '818 미니'. ©818 데킬라
    ▲ 818 데킬라가 출시한 '818 미니'. ©818 데킬라
    유명 모델이자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 2억8000여명을 보유한 세계적 인플루언서인 켄달 제너(Kendall Jenner)가 만든 데킬라 브랜드 '818 데킬라(818 Tequila)'가 작지만 즉각적인 즐거움을 추구하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 '리틀 트릿(little treat)'을 활용한 마케팅으로 MZ세대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818 데킬라'는 전 세계적으로 점점 줄어드는 음주량 속에서도 독보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며 주류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818 데킬라'는 브랜드 기념일인 '818데이(8월 18일)'를 맞아 새로운 소셜 캠페인 'Free the Nip(닙(소용량 술병)을 해방하라)'을 선보이고 50ml 용량의 신제품 '818 미니(818 mini)'를 공식 론칭했다.

    'Free the Nip'은 여성의 상반신 노출이 공연음란죄로 취급되는 현실에 반대하는 운동인 'Free the Nipple(젖꼭지를 해방하라)' 캠페인을 떠올리게 하는 위트 있는 슬로건으로, 전통적으로 호텔 미니바나 항공기 기내 음료에 국한됐던 미니어처 술병을 패션 액세서리로 재해석하며 데킬라를 주류에만 머무르게 하지 않고 패션 아이템으로 확장시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818 미니'는 '818 데킬라' 제품 중 레포사도(Reposado)와 블랑코(Blanco)로 구성됐으며, 인플루언서 콘텐츠와 소셜 확산을 중심으로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의 사용 경험'을 부각한다.

    '818 미니'는 오는 9월부터 미국 전역에서 판매되며, 9월 8일부터 배달 플랫폼 고퍼프(Gopuff)를 통해 '818 미니'를 담을 수 있는 한정판 '818 미니백 참(818 Mini Bag Charms)'을 판매한다. 보통 뷰티 브랜드들이 자주 활용하는 마케팅 전략을 주류 마케팅에 접목한 것이다. 

    캐슬린 브레인(Kathleen Braine) 캘러배서스 비버리지 컴퍼니(Calabasas Beverage Company) 최고 마케팅 책임자(Chief Marketing Officer, CMO)는 "주류 브랜드는 뷰티 브랜드처럼 소셜 트렌드에 자유롭게 참여하기 어렵다"며 "이번 '818 미니'는 립글로스나 헤어핀 같은 작은 액세서리를 채워넣는 공간에 우리 제품을 재밌게 배치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밝혔다.

    그는 "818 데킬라는 전통적인 주류 브랜드와 달리, 친구와 가족이 함께 공유하는 마법 같은 순간에 대해 이야기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에 가깝다"며 "이번 818 미니는 비행기 음료 카트나 호텔 미니바에 갇혀 있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미니어처 주류를 소개할 수 있는 멋진 기회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삶의 작은 즐거움을 찾는 '리틀 트릿' 문화에 맞춰 '818 미니'가 일상 속 작은 기쁨을 표현하는 또 다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818 미니'는 홈 칵테일, 파티용 음료뿐만 아니라 소셜미디어의 '겟 레디 위드 미(Get Ready With Me)' 콘텐츠, 파티용 패션 소품 등 데킬라 제품의 새로운 활용법을 제시하며 젊은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818 데킬라'는 최근 첫 전국 스포츠 파트너십으로 나스카(NASCAR) 드라이버 토니 브라이딩거(Toni Breidinger)와 협력하며, 문화적 접점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브레인 CMO는 "우리는 항상 소비자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그리고 그 순간을 하나로 묶어주는 인사이트는 무엇인지를 먼저 살펴본다"며 "단순히 라라부가 유행하고 있어서 이를 좇아 '818 미니'를 출시한 것이 아니라, 젊은 소비자들의 '리틀 트릿' 문화에 주목했고 우리 제품을 통해 이를 더욱 풍성하게 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단순히 유행이나 트렌드를 좇은 것이 아니라, 타깃 소비층의 새로운 소비 문화에 주목했다는 것이다. 

    '818 데킬라'는 앞으로도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그들이 추구하고 향유하는 라이프스타일에 초점을 맞춘 마케팅 전략을 적극 펼쳐나갈 계획이다. 

    브레인 CMO는 "818 데킬라의 또 다른 핵심 타깃층인 밀레니얼 세대는 믹솔로지(섞다(Mix)와 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신조어로, 주류나 음료를 창의적으로 혼합해 새로운 맛과 경험을 창출하는 문화를 의미), 홈파티, 엔터테인먼트에 큰 관심을 갖고 있고, Z세대는 '외출'과 '파티'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두 소비자층을 동시에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 ▲ ©켄달 제너 인스타그램
    ▲ ©켄달 제너 인스타그램
    '818 데킬라'는 Z세대의 소비 트렌드에 초점을 맞춘 소셜 중심의 마케팅 전략을 펼치며 데킬라 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데이터에 따르면, 전체 데킬라 시장은 지난해 전년 대비 2% 성장에 그친 반면 '818 데킬라'는 같은 기간 판매량이 40% 증가하며 프리미엄 주류 시장에서 젊은 소비층을 성공적으로 흡수한 대표 사례로 꼽히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젊은 세대의 음주량은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글로벌 주류시장 조사기관 IWSR에 따르면, MZ세대는 이전 세대에 비해 전반적으로 음주 빈도가 낮고, 건강·웰빙·자기관리 등을 이유로 술 소비를 줄이는 경향이 뚜렷하다. 특히 1990년대 이후 출생한 세대에서는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절주·금주에 호기심을 갖는 트렌드)'와 같은 현상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는 전통적인 주류 브랜드들에게는 성장의 큰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갤럽 조사에 따르면 현재 술을 마신다고 답한 미국 성인은 전체의 54%에 그쳤다. 이는 1939년부터 갤럽이 관련 조사를 실시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MZ세대로 분류되는 18~34세 연령층에서 술을 마신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50%로 2001~2023년의 평균(72%)보다 크게 감소했다.
  • ▲ ©켄달 제너 인스타그램
    ▲ ©켄달 제너 인스타그램
    이런 상황에서 '818 데킬라'의 성공 이유를 단순히 제품의 품질이나 유통망 확대, 켄달 제너의 유명세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대부분의 프리미엄 주류들도 탄탄한 제품력과 넓은 유통망을 갖추고, 유명인을 모델 또는 앰배서더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818 데킬라'는 브랜드 자체를 MZ세대의 문화와 정서에 깊숙이 접목시켰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데킬라를 단순히 '마시고 취하는 음료'로 정의하지 않고,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의 일부로 포지셔닝한 점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술을 '새로운 경험과 자기표현의 매개체'로 재정의한 것이다. 여기에 인플루언서·디지털 중심의 소셜 퍼스트 마케팅 전략을 접목하면서, '818 데킬라'는 전통적인 주류 브랜드가 접근하기 어려웠던 젊은 소비자층을 흡수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1년 론칭한 '818 데킬라'는 켄달 제너가 설립한 프리미엄 데킬라 브랜드로, 그의 고향인 캘리포니아 캘러배서스의 지역 코드 '818'에서 브랜드 이름을 따왔다. 켄달 제너는 단순히 브랜드의 얼굴마담 역할에 그치지 않고 4년 동안 직접 멕시코의 증류소를 방문하며 데킬라 생산 과정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유명하다. 자신의 유명세가 아닌 제품 자체 품질로 인정받기를 원했던 켄달 제너는 익명으로 '818 데킬라'를 여러 주류 대회에 출품했으며, 출시 이후 13개의 주류 시음대회에서 총 43개의 상을 받는 등 글로벌 데킬라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