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1일 "한국과 미국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국제경영원이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개최한 하계포럼에 초청 연사로 참석해 `한.미 전략동맹을 넘어 미래비전 파트너로'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 강연에서 "한국과 미국의 우호관계는 현재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하다"고 전제한 뒤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도 이를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며 "양국 간 유대는 경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군사 관계에서도 확대해야 한다"고 말해 양국 간 군사동맹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는 "재임 때 체결했지만, 의회에서 비준되고 있지 않은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 "FTA를 비준해야 양국 관계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FTA는 단순한 경제 합의문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전략적인 합의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한국민들이 미국 의회의 FTA 비준을 기다리는 것을 이해한다"면서 "한미FTA는 양국에 경제 협력과 교역 증가를 가져다주는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한국의 재계 등 각계에서 FTA 비준의 필요성을 강조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어 "미국의 공화.민주 양당은 전통적으로 보호주의의 성향이 강했다"며 "폐쇄적이고 반무역적으로 관세 장벽을 높이는 고립주의는 잘못된 것이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미국발 금융위기'에 대해 "한국과 미국 모두 역사를 통해 교훈을 배웠다"면서 "선진 8개국이 모여서 위기 극복을 논의하자는 말이 있었지만, 한국이 중요하기 때문에 나는 주요 20개국으로 확대하자고 주장해 (한국이 포함된) G20 회의가 개최된 것"이라고 회고했다.

    그는 "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민간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합리적인 금융 규제와 경고 시스템을 갖추되 정부의 개입은 자유 무역의 중요성을 지키면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 문제와 관련해 부시 전 대통령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합심해 해야 한다"면서 "오바마 대통령도 6자 회담의 성공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이 계속해서 국제사회와 유엔의 결의를 거부하면 대가가 따를 것이라는 메시지를 지도자(김정일 )에게 보내야 한다"면서 "북한의 지도자가 더 좋은 탈출구를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부시 전 대통령은 "전경련의 초청에 감사드리고, 이명박 대통령과 한국민의 우정에도 감사드린다. 아버지와 어머니께서도 한국에 절친한 친구가 많다며 안부를 전하라고 말씀하셨다"는 말로 퇴임 후 한국에서 가진 첫 강연을 마무리했다.(서귀포=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