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칸 국제광고제가 열린 Palais des Festivals ⓒ 뉴데일리

    제 57회 칸 국제광고제(Cannes Lions 2010)가 26일(현지시간) 필름부문 시상식을 끝으로 폐막했다.

    칸 광고제는 1953년 창설된 이래 클리오(CLIO)광고제와 더불어 권위 있는 광고제로 일컬어졌으나 최근 들어 출품작 수, 참관단 규모에서 클리오 광고제를 압도적으로 능가하면서 명실상부 세계 최고 광고제로 자리 잡았다.

    2003년 5개 부문이었던 경쟁부문도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맞춰 분화, 확대돼 올해부터 12개 부문으로 확대됐다. 출품 부문으로는 Film(영상), Press(인쇄), Outdoor(옥외광고), Cyber(인터넷), Media(미디어), Direct(다이렉트), Promo&Activation(프로모션), Radio(라디오), Titanum&Integration(티타늄 및 통합), Design(디자인), PR(홍보), Flim Craft(필름 기법) 등으로 나뉘어져 있다.

    네이버-제일기획 수상 ‘쾌거’...영라이언스 ‘우승’

    올해 우리나라는 총 12개 부문 170개 작품을 출품했으며 PR 부문에서 네이버의 한글캠페인이 은상을 옥외부문에는 제일기획의 니콘카메라 세 작품이 모두 동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일궈냈다.

    뿐만 아니라 만 28세 미만 광고인들을 대상으로 경쟁을 펼치는 국가별 크리에이티브 경연대회인 영라이언스 필름 경쟁부문에 우리나라 제일기획팀(김진형 아트디렉터, 이성하 카피라이터)이 1위에 올라 금상을 거머쥐었다.

    영라이언스 경쟁부문에는 프린트, 필름, 미디어, 사이버 등 4분야가 있는데 올해 우리나라는 프린트, 필름 두 부문에 참가했다.

    (위)옥외부문 동상을 수상한 제일기획의 니콘DSLR 카메라 광고와 (아래) PR부문 은상을 획득한 네이버 캠페인 ⓒ 뉴데일리

    이목 끄는 광고보다 ‘참여’ 이끄는 광고 갈채

    이번 칸 광고제에서는 뉴미디어의 약진이 돋보였다. 지난해부터 소셜네트워크(SNS)가 급속도로 확대되면서 광고시장에도 이를 활용한 광고들이 속속 등장해 호평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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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타늄 및 사이버 부문에서 그랑프리에 오른 나이키의 Chalkbot(초크봇) 캠페인 ⓒ 뉴데일리
    특히 나이키의 ‘Chalkbot’(초크봇) 캠페인은 암을 극복하고 사이클 선수로 정상에 우뚝 선 랜스 암스트롱(Lance Armstrong)을 전면에 내세워 암에 대항해 레이스를 달리는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 티타늄 및 사이버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연거푸 거머쥐었다.

    암스트롱이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이유는 단 하나. 승자를 위한 투어가 아닌 암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기 위해서다. 이 레이싱의 경쟁자는 오로지 ‘자신’ 뿐이다. 때문에 이 캠페인의 주제는 ‘It's About you(당신이 주인공이다)’. 

    미국의 WIEDEN+KENNEDY 광고사는 나이키의 이번 광고 제작을 위해 새로운 기계를 만들어냈다. 그 이름하야 초크봇. 도로의 선을 긋는 기계를 개조해 이들이 달릴 도로에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를 하나하나 남겼다. 도로를 하나의 커다란 캔버스로 활용한 셈이다.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4000명이 넘는 트위터 팔로워, SMS, 웹 배너 등을 통해 전달받은 3만6000여개의 메시지는 초크봇을 통해 14개 레이스 구간에 곳곳에 새겨졌다. 나이키의 광고를 통해 차가운 미디어로 간주된 인터넷이 온정을 나누는 공간으로 재탄생한 셈이다.

    미디어 부문의 그랑프리에 오른 캐논의 'ESO Photo chain(사진 사슬)'도 사진과 소셜 미디어 네트워크를 활용한 것을 높게 평가받았다. 이 캠페인은 사진으로 일종의 커뮤니티를 만들어냈다. 먼저 사진을 올려 자신의 'Photo chain'을 형성하면 그 사진 속 컬러나 물건을 올린 다른 사람들과 사진 사슬을 형성하게 된다.

    호주 전역에서 매일 94장의 사진들이 새롭게 업로드 됐고, 이 기간 동안 2만 장이 넘는 사진들이 웹사이트에 올라왔다. 캐논EOS는 이 캠페인을 시작한 뒤 시장점유율이 67%나 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