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우승하면서 막대한 경제적 파급효과와 함께 국가 이미지 제고, 사회통합 등의 부수적 효과까지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인은 그리스에 이어 남유럽 국가 재정 위기의 다음 순번으로까지 거론되던 상황이어서 이번 월드컵 우승이 경제 위기 극복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다.
    KOTRA 마드리드 무역관은 21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경제적 파급효과는 물론 지역갈등 극복과 사회통합 가능성까지 보여줌으로써 현재 겪는 어려운 경제위기 극복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 소비심리 살아나 GDP 성장 견인 = 월드컵 우승으로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5~0.7% 포인트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네덜란드 ABN 암로은행은 보고서에서 우승에 따른 GDP 추가 성장 효과를 0.7%포인트로 추정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학의 축구경제학 전문가 리에바나 교수는 소비증가로 인해 0.5% 포인트의 GDP 상승을 예상했다.
    결승전이 열렸던 지난 11일 밤의 TV 시청률은 스포츠 방송 사상 최고인 85.9%를 기록했고 다음날 발행된 스포츠신문의 판매도 급격히 증가했다.
    휴대전화 사용량도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축구관련 용품과 스페인 국기 등도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스페인 항공사 이베리아항공의 경우 남아공 왕복 항공편의 특수를 누린 것과는 별도로 자국 선수들이 귀국하면서 전세계 시청자들에게 이베리아 로고가 선명하게 노출되면서 금액으로 환산하기 힘든 홍보 효과를 거뒀다.
    ◇ 우승 내건 파격 마케팅에 소비자는 희색 = `설마 스페인이 우승까지 할까'라는 생각에 우승을 조건으로 파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했던 기업들은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
    엄청난 추가비용을 지출하게 됐지만 그만한 광고효과는 충분히 거둘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바네스토 은행은 우승할 경우 정기예금 이자율 3%를 4%로 상향 적용키로 해 모두 1천500만 유로의 추가비용을 지출하게 됐다.
    도시바의 경우 스페인이 우승하면 4월 10일부터 6월 10일까지 구입한 TV와 노트북 구입비를 환불해준다는 과감한 마케팅을 펼쳐 약 200만 유로의 금액을 소비자들에게 되돌려줘야 할 입장이다.
    내비게이션 업체인 톰톰은 4월 15일부터 6월8일까지 구입한 4개 모델의 구입비를 스페인이 우승하면 환불해주겠다고 약속했고, 컴퓨터 백신기업인 판다는 우승하면 90만 유로 상당의 제품 사용권을 주기로 약속했다.
    이밖에 유통업체들은 1골당 10유로, 우승시 구입비 환불, 10만명에게 100유로씩 지급 등의 다양한 판촉행사를 벌여 소비자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 사회통합 진전 = 지방분권의 폐해가 심한 스페인이 이번 월드컵을 통해 사회통합의 가능성을 높인 점도 주목할만하다.
    독립을 주장하는 북동부 카탈루냐의 수도 바르셀로나의 경우 스페인의 국기가 휘날리는 것 자체가 월드컵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번 응원 과정에서 바르셀로나 시내에서는 시민들이 스페인 국기를 흔들며 승리를 자축하는 보기 힘든 광경이 연출됐다.
    대표팀도 프리메라리가 최고팀인 FC바르셀로나와 오랜 라이벌인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을 주축으로 구성돼 훌륭한 조직력을 선보임으로써 갈등 극복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