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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6일 자금난에 처한 중소기업 등에 외국계 은행의 가짜 지급보증서를 주고 수수료 명목으로 약 30억원을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로 이모(54)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씨의 딸(28)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7년부터 최근까지 "외국계 은행에 예치한 300억5천만 달러(한화 약 42조원)를 근거로 지급보증서를 발행해 무담보 대출을 해주겠다"고 속여 독일 교민과 국내 중소기업 대표 7명에게서 발행 수수료 명목으로 29억7천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은 HSBC은행 명의로 된 지급보증서 602장(액면가 300억5천만달러)을 위조해 피해자들에게 나눠주고서 수수료로 액면가의 1%씩 뗀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 부녀는 독일의 특급호텔에서 `HSBC 은행 42조원 투자 유치 기념행사'를 여는 등 독일과 한국을 오가며 대출한도나 담보능력이 부족해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사기행각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피해자는 이들한테서 받은 가짜 지급보증서로 대출을 시도했다가 지급보증서가 위조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씨 부녀는 독일에 `EBII(European Bank Instrument Investment)'라는 이름의 금융투자회사를 세워놓고 전문가 행세를 하는가 하면 몬테네그로에는 자본금 2유로(한화 3천600원)로 `밀레니엄 뱅크 그룹'이라는 유령은행을 설립하기도 했다.
경찰은 "부녀가 고급호텔에서 각종 행사를 열며 40조원대 재력가 행세를 했지만 실제로는 16평짜리 임대아파트에 산다. 일부 피해자는 아직 사기당한 사실을 믿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