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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통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고객을 더 오래 머물게 할 수 있는가’다.
백화점, 아울렛, 대형마트 등 쇼핑 공간이 단순히 쇼핑만 하는 곳에서 벗어나 문화, 오락을 함께 즐기는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거듭나면서 집객이 매출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기 때문.
이에 따라 과거 유통업계의 마케팅 전략이 더 많은 소비창출을 위한 ‘푸시(Push)’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고객들의 직접 참여를 이끌어 방문을 유도하는 ‘풀 마케팅(pull marketing)’에 집중하고 있다.
즉 쇼핑몰은 쇼핑을 위해서 찾는 곳이 아니라 ‘놀고, 즐기고, 배우러 가는 곳’이라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는 것.
이를 통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통업체의 방문 문턱을 낮춰 고객이 오래 머물 수 있도록 해 고정 고객 확보와 집객 효과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 생활강좌·문화공연 등 ‘참여형 이벤트’로 고객몰이
직접 보고 느끼는 체험만큼 고객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은 없다. 구매 심리를 자극하는 뻔한 마케팅이 아니라,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다양한 강좌와 문화 공연으로 구성된 참여형 이벤트는 고객들의 자발적인 방문 의지를 갖게 해 호응도가 가장 높다.
타임스퀘어는 ‘늦가을 여행’을 컨셉으로 한 참여형 마케팅으로 1층 아트리움에서 F/W 패션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우종완의 패션 스타일링 강의, 브랜드 체험부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일반 대중이라면 쉽게 접하기 힘든 런웨이 관람과 전문가의 스타일링 서비스를 현장에서 직접 받을 수 있어 고객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신세계 센텀시티점은 매주 평일 지하 1층 쿠킹스튜디오에서 무료 요리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매일 두 차례 운영되는 쿠킹클래스는 제철재료를 활용한 요리뿐 아니라 시즌 이슈에 맞는 레시피를 선정해 주부 고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특히 일정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정식 문화 아카데미와는 달리 일체의 강습비나 재료비가 들지 않는 열린 강좌로 눈길을 끌고 있다.
◇ 순도 100%, 문화 커뮤니티 공간으로 고객 호감도 상승
쇼핑몰이나 백화점 내부의 일정 공간을 지역주민과 고객들을 위해 할애하는 경우도 많다. 멀게만 느껴졌던 기업의 사회공헌이나 브랜드 가치 제고 활동이 실제 매장을 찾는 고객과 지역 사회를 위한 밀착형 서비스로 한층 가까워지고 있는 것.
현대백화점에는 고객 동호회를 위한 별도의 공간이 있다. 최근 개장한 킨텍스점은 문화센터 오픈 전에 만들어진 등산, 사진 등 45개의 고객 동호회 회원 1,200명을 위한 동호회 라운지를 7층에 마련했다. 고객 라운지의 성공사례로 손꼽히는 중동점의 경우 43개 동호회 880여명의 고객이 드나들며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타임스퀘어는 지하 2층 약 700평 규모의 특설전시장에 방문객들을 위한 무료 사진전을 준비했다. 무료 관람으로 진행되는 행사인 만큼 가을철 쇼핑객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행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도 지역 주민을 위한 문화 공간인 ‘홈플러스 열린 갤러리’를 운영한다. 잠실점, 강서점, 광양점, 북수원점 등에 마련된 홈플러스 갤러리에는 그림, 조각 등 다양한 예술품을 상시 전시하며 구족작가, 불우 예술가 등을 위한 무료 대관도 실시하고 있다.
경방 타임스퀘어본부 영업판촉팀 윤강열 과장은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유통업체의 방문 문턱을 낮추고 고객이 오래 머물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고정 고객 확보와 집객 효과에 매우 중요한 경쟁력” 이라며 “따라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에게 어필하려는 유통업계의 풀 마케팅은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