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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너지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정유 4사가 7일 0시부터 휘발유와 경유가격을 ℓ당 100원씩 내린다고 발표했으나 정작 일선 주유소에서는 가격을 내리지 않은 곳이 많아 소비자들의 혼선을 겪었다.
7일 오전 서울시내 일부 주유소에서는 휘발유와 경유를 전날과 똑같은 가격에 팔아 가격 인하를 믿고 주유하려던 자가운전자들과 마찰이 빚어졌다.
운전자들의 항의에 주유소 판매원들은 "정유사 공급가를 내린다는 것이지 주유소 판매가를 내린다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SK에너지 계열 주유소에서는 신용카드 할인혜택이 주어지지 않아 항의가 빗발쳤다.
유종별 신용카드 할인을 위한 시스템 구축에 시간이 걸려 당분간은 신용카드 할인이 되지 않는다는 SK 측의 사전 홍보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지 못한 소비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각 정유사 콜센터에도 일선 주유소에서 휘발유와 경유가격 할인이 왜 안 되느냐는 내용의 소비자 항의가 수십건씩 쇄도했다.
7일 0시를 기해 정확히 휘발유와 경유가격을 ℓ당 100원씩 인하한 정유 3사의 직영주유소 비율이 전체 주유소의 10% 안팎에 불과해 생색내기 인하가 아니냐는 비난도 쏟아졌다.
GS칼텍스는 전체 주유소 3천400여개 중 직영주유소가 300개에 불과하며, 현대오일뱅크는 2천300여개 중 300개, 에쓰오일은 1천900여개 중 150여개에 지나지 않는다.
정유사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주유소의 경우 정유사의 뜻대로 공급가 인하분을 즉시 소비자가에 반영할 수 있지만 개인사업자와 계약에 의해 운영되는 자영주유소의 경우 정유사 맘대로 판매가를 이래라저래라 하기 어려운 구조다.
상당수의 자영주유소가 7일 현재 팔고 있는 휘발유와 경유는 이미 1~2주 전에 지금보다 비싼 가격으로 사들인 재고물량인 경우가 많아 이날부터 당장 100원을 할인해 팔면 적잖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할인 판매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