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이름.주소 등 해킹..비밀번호 변경 권유해킹당한지 두 달 지나서야 파악…고객이탈 우려
  • 무려 42만 명에 달하는 현대캐피탈 고객의 정보가 해킹당해 경찰과 금융감독원이 수사에 나섰다. 현대캐피탈 측은 해외출장 중이던 정태영 사장이 급히 귀국하는 등 비상 상황이다.

    현대캐피탈은 9"신원 미상의 해커로부터 회사의 고객정보를 해킹당했고 이를 외부에 유출하지 않는 대가로 금전을 요구하는 협박 메일을 지난 7일 받았다""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는 해커가 약 42만 명의 고객정보를 조회한 것으로 의심되나 이 가운데 금융거래를 가능케 하는 핵심 정보는 해킹당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캐피탈에 따르면 유출된 정보는 고객 이름과 주소 등으로 보이며, 휴대전화 번호나 이메일 주소까지 유출됐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캐피탈 고객은 약 18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캐피탈은 현재 대책반을 구성한 뒤 정확한 상황을 파악 중이라고 한다.

    현대캐피탈은 또한 고객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만일의 피해에 대비해 홈페이지에서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현대캐피탈 이름으로 전화를 걸어와 상세 고객정보 등을 물어보면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또한 포털 및 대형사이트에 고객정보가 게시되지 않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현대캐피탈은 "사건 초기 상황을 공개하려다가 범인 검거와 고객정보 보호를 위한 경찰 수사에 협조하면서 일단 보류했으나 8일 오후 7시 인터넷상에 정보를 유출하겠다고 다시 협박해와 결국 (당국에) 사실을 알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킹 당한 것을 거의  두 달 동안 파악하지 못하는 등 현대캐피탈의 고객정보 관리 소홀에 대한 항의가 점점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부 고객은 이미 현대캐피탈에 항의전화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악의 경우 고객들이 대거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해외 출장 중이던 정태영 사장은 이 사실을 보고받은 뒤 일정을 중단하고 귀국해 대책 회의를 열었다. 정 사장은 일단 해커들과 접촉하기보다 정면대응하기로 하고, 관련 사실을 발표한 뒤 이번 일로 인해 피해를 입은 고객들에게 배상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경찰청 사이버 수사대는 현대캐피탈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은 뒤 해커의 IP와 계좌를 추적 중이다. 금융감독원도 컴퓨터 전문가 등으로로 구성된 특별검사반을 구성·파견해 11일부터 보안시스템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금감원 측은 "정보가 유출된 고객 수가 많아 조기 점검이 필요하다"며 "검사역을 파견해 사고 원인, 유출 정보 등을 살펴보고 추가 사고 가능성 등에 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7일 해커가 직원들에게 정보를 유출하지 않는 대가로 돈을 요구하는 이메일을 보낸 직후 해킹 사실을 파악, 자체 조사한 뒤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이후 해킹 사실을 발표했다.

    현대캐피탈은 피해대책센터(1588-2114)를 24시간 가동, 고객들의 상담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