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통신 “원하는 대로 ‘친환경’‘유기농’인증 붙여줘”
  • 중국에서 간단한 절차만으로 일반 농산물이 친환경 유기농으로 둔갑해 수배 이상 비싼 가격에 대량 유통되고 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국가 차원의 통일된 유기농 식품 인증 기구가 없는 가운데 중국 전역에 24개의 인증 기구가 운영되고 있지만 기구마다 규모나 인증 능력이 다르고 심지어 중개업체나 대행업체를 둔 채 일정액만 지급하면 검증 절차도 없이 유기농 식품 인증을 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한 유기농 식품 인증 기구는 "경작 면적이 500무(畝.33만㎡) 이하면 1만8천 위안(300만 원)의 수수료만 내면 된다"며 "수수료를 낸 뒤 1년이 지나면 유기농 식품 인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2곳의 인증 업체에서도 역시 1만~2만 위안(167만~333만 원)만 내면 어렵지 않게 유기농 식품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유기농 인증을 받은 채소 중개상은 도매시장에서 일반 농산물을 구매한 뒤 '친환경 무공해'나 '건강 채소' 등의 로고가 새겨진 박스에 담는 간단한 절차만으로 유기농으로 둔갑시켜 시중에 유통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 채소 중개상은 "구매자의 요구에 따라 '친환경'이나 '유기농'으로 포장해줄 수 있다"며 "포장된 뒤에는 누구도 식별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시중에 유통되는 농산물 가운데 진짜 유기농은 그리 많지 않다"며 "슈퍼마켓이나 채소시장에서 팔리는 유기농 식품 대부분이 이렇게 '제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장만으로 유기농으로 둔갑한 농산물은 일반 농산물보다 수배나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일반 감자의 시중 유통 가격은 500g당 6 위안(1천 원)에 불과하지만 유기농 감자는 이보다 3배 이상 비싼 20 위안(3천300 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오이나 미나리 등의 유기농 채소는 500g당 30.6 위안(5천100 원)으로 일반 오이와 미나리보다 7-8배나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