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방통위원장, 한-호-뉴 통신장관 회의서 한국 참여 요청호주·뉴질랜드 장관 "한국기업 참여 적극 돕겠다" 약속
  • (호바트<호주>=연합뉴스) SK브로드밴드와 삼성물산 등 한국 기업들이 48조원에 이르는 호주와 뉴질랜드의 초고속통신망 구축사업에 참여하는 방안이 본격 추진된다.

    28일 호주 태즈메이니아주 호바트에서 열린 한국-호주-뉴질랜드 통신장관 회의(KANZ broadband summit)에 참석 중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호주 및 뉴질랜드 통신장관과 잇따라 양자 회담을 열고 양국이 추진 중인 초고속통신망 구축사업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제안했다.

    최 위원장은 또 양국 장관들에게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오세아니아 국가들이 적극 도와달라"고 요청했으며,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고 방통위는 전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스티븐 콘로이 호주 디지털경제부 장관과의 한·호 통신장관 회담에서 한국 기업이 호주의 초고속통신망 구축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입찰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비롯해 공유 및 한국 기업과의 지속적인 교류 확대를 요청했다.

    이에 콘로이 장관은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

    호주는 앞으로 10년 내 44조원(357억달러)을 투입해 호주 전역의 가정과 기업 93%에 100Mbps급 광케이블을 구축하고, 나머지 7% 지역(도서지역)에는 차세대 무선 및 위성 서비스를 이용한 연결을 통해 최소 12Mbps급 초고속통신망을 구축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SK텔레콤·SK브로드밴드는 29일 호주의 초고속통신망 구축사업을 맡고 있는 기관인 NBN 측 관계자들과 만나 호주의 초고속통신망 구축사업 참여를 제안하는 등 호주 시장 진출을 위한 수주 활동을 본격화한다.

    SK브로드밴드 등은 호주 측에 자사의 광 분배기술(G-PON)과 초고속통신망 기술력을 소개하며 호주의 초고속통신 구축 및 및 컨설팅 사업을 제시할 예정이다.

    최 위원장은 앞서 스티븐 조이스 뉴질랜드 정보통신 장관과 회담에서 한·뉴질랜드간 정보보호와 방송통신 융합 등 다양한 방송통신 분야에서 협력 강화방안을 논의했다.

    최 위원장은 특히 뉴질랜드의 브로드밴드 구축 사업 현황을 물어보고, 향후 한국의 기업들이 이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뉴질랜드 정부의 지원과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조이스 장관은 "한국 기업의 참여방안을 모색해 적극 돕겠다"고 약속했다고 방통위는 전했다.

    뉴질랜드 정부는 10년 내에 전체 인구의 75%에 100Mbps 속도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로 총 4조원(15억 뉴질랜드달러)을 투입하는 '초고속브로드밴드 구축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삼성물산과 LS전선, 대한전선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뉴질랜드 오클랜드 지역의 초고속통신망 구축사업을 맡고 있는 벡터(Vector)사에 초고속통신망 공급사 형태로 사업 참여를 희망하고 있다.

    최 위원장과 조이스 장관은 또 정보보호 및 인터넷 침해사고 공동대응 방안과 민간 교류확대에 적극 협력하기로 하는 한편 오는 12월 종료되는 한-뉴질랜드 ICT(정보통신) 분야 협력약정을 개정해 12월 중 다시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콘로이 장관과 조이스 장관은 최 위원장과 함께 호바트시 그랜드 챈슬러 호텔에서 열린 한국 기업의 정보통신 기술 시연회를 둘러보며 4세대 통신망, 모바일 IPTV, 스마트TV, 멀티스크린(N스크린) 등 최신 통신기술에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이날 시연회에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터널용 재난방송시스템인 'T-DMB'를, KT는 태블릿PC와 스마트폰을 통해 IPTV를 구현하는 '모바일 IPTV' 서비스를 선보였다. 특히 KT는 모바일 IPTV를 이달 중 한국에서 상용화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4세대 통신서비스인 LTE(롱텀에볼루션)용 솔루션과 스마트TV를 선보였고, SK텔레콤은 영화 등의 콘텐츠를 갤럭시S, 갤럭시탭 등 다양한 스크린에서 보여주는 자사의 N스크린 서비스인 '호핀'을 소개했다.

    한편, 최 위원장은 이날 '브로드밴드를 통한 디지털 경제의 발전'이란 주제로 열린 제6차 KANZ회의에서 개회사를 통해 "초고속통신망의 확산을 넘어 성공적인 활용을 위해서는 콘텐츠 개발, 정보윤리 확립, 정보보호 체계 구축, 그린 ICT로 발전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최 위원장은 "이번 회담은 3국의 정부-연구기관-기업이 방송통신 분야의 정책 및 기술 등에 관해 긴밀한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면서 "터널용 T-DMB 재난 방송시스템 기술 등 우리 기술을 해외에 널리 소개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3국 장관은 차기 KANZ 회의를 내년 한국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KANZ 회의 공동 설립자인 마이크 밀러 남호주대 교수는 "한국은 수많은 기술과 인프라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향후 회의에서 새로운 디지털 경제 아이디어와 컨버전스 등에 대해 서로 공부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한국 개최의 의미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