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도 사살작전 찬사..T셔츠 등 기념품 `불티'
  •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겨냥한 미군 특수부대의 성공적인 사살 작전으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인기가 급격히 치솟고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했던 공화당도 이번 작전에 대해서는 대체로 찬사를 보내고 있으며, 언론도 위험한 작전을 명령한 `결단력'을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다.

    보수성향의 일간지인 워싱턴타임스(WT)는 3일 빈 라덴 사살 소식은 많은 미국인을 하나로 만든 이벤트였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대담한 행동으로 찬사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1일 밤 빈 라덴의 사망을 확인하는 연설을 하는 동안 백악관 앞에 수많은 군중이 몰려 `유에스에이(USA)'를 연호한 반면 인근 의회 의사당에는 인파가 몰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특히 이날 백악관 앞에 몰려든 시민들 대부분은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이 사용했던 선거캠페인 홍보물을 들고 나왔으며, 공화당의 대선캠페인 홍보물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아 대조를 이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미국에서 최근 10년 가까이 보지 못했던 단합이 이뤄졌다"면서 "아울러 빈 라덴의 사살은 오랜 전쟁을 치르고 있는 미국인들의 자신감을 회복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최근 2011회계연도 예산안, 재정적자 감축 등을 놓고 날을 세웠던 민주당과 공화당도 한목소리로 오바마 대통령의 결단을 긍정 평가했다.

    민주당 소속 해리 리드 상원 원내대표는 "이번 작전 성공은 테러와의 전쟁에서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 다시 초점을 맞춘 오바마 대통령의 성과"라고 치켜세웠으며,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오바마 대통령의 옳은 결정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로이터가 지난 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9%가 이번 작전에 대해 `옳은 결정'이라고 밝혔으며, 42%는 오바마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하게 됐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빈 라덴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직후 워싱턴 D.C.를 비롯한 대도시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얼굴이 나오는 T셔츠 등 각종 기념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인기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 대선의 주요 이슈는 역시 `경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화당 선거운동 전문가인 존 맥로린은 워싱턴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인기는 시민들이 자동차 휘발유가 떨어질 때나 식료품, 일자리를 찾아야 할 때쯤이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1990년대 초 `사막의 폭풍'이라는 작전명으로 이라크전을 시작했던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당시 국정지지율이 90%를 넘었으나 1992년 경제난으로 인해 결국 재선에 실패한 사례를 들어 역사적으로 군사적인 성공이 선거의 승리를 가져다 주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