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일 학교위원장(School Committee)이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한 손엔 샌드위치, 다른 손엔 집게를 들고 있습니다.

    포스터의 그림도 자원이 부족해 손으로 그린 듯 촌스러운 느낌을 줍니다.

    마치 학교 무상급식을 도와달라는 홍보 포스터처럼 보입니다.

    누가 이런 포스터를 제작 했을까요?

    요즘 한창 무상급식 논쟁으로 대한민국이 들끓고 있습니다.

    정치권의 복지 논쟁에 불씨를 당긴 무상급식은 외상이라면 소도 잡아먹고 보는 ‘외상급식’이냐, 혹은 쓸데없는 비용들을 아껴서 애들 밥이라도 공짜로 먹이자는 ‘의무급식’이냐의 논쟁인 것 같습니다.

    당연히 공산주의자인 김정일은 전면 무상급식을 주장하겠죠.

    뉴질랜드의 온라인 전자제품 판매회사 파워샵(Powershop)이 엉뚱하게도 이를 자사의 광고에 활용했습니다.


    ‘Same Power, Different Attitude'.

    권력은 (김정일과) 똑같지만 태도는 다르게.

    ‘힘을 나쁜 데 쓰지 말고 좋은 데 쓰자’는 풍자 캠페인입니다.

    2년전에 사업을 시작한 이 회사는 오프라인 강자들과 싸우면서 급속히 성장했습니다.

    파워샵은 기존의 강력한 라이벌 회사들과 달리 힘을 착한 데에 쓰는 좋은 회사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더 좋은 강자(A Better Power Company)라는 것이죠.

    회사 이름도 ‘Powershop’이니 연상 효과까지 노린 카피 문구입니다.


  • 또 다른 포스터에서는 사담 후세인이 난민을 위한 자선 기부금을 호소합니다.

    이미 사형당한 사담 후세인과 여전히 살아서 세습을 도모하는 김정일은 외국인들의 눈엔 악의 화신으로 보이는 모양입니다.

    김정일과 국경을 맞대고 살아야 하는 우리는 이런 풍자 광고를 보고도 씁쓸한 웃음만 나옵니다. 우리나라라면 이런 광고가 가능할까요?

    생각만 해도 온갖 사회적 억측과 논란이 우려됩니다.

    제작 Double Fish. 카피 Ken Double, 아트 디렉터 John Fisher, 일러스트 Evan Purdie

    <영화평론가/칸 라이언즈 한국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