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이 아날로그 방송의 디지털 전환을 선언한 지 10년 만에 24일부터 디지털 방송으로 완전히 이행한다.

    23일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24일부터 아날로그 방송이 완전히 종료되고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한다. 한국이 내년 말 아날로그 방송을 종료하는 것에 비해 일본은 1년 반 정도 빨리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하는 셈이다.

    일본은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 가운데 동일본대지진 피해지역인 미야기현과 이와테현, 후쿠시마현을 제외한 44개 도도부현에서 24일 정오부터 디지털 방송으로 완전 이행한다.

    2001년 6월 전파법을 개정하면서 아날로그 방송을 디지털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한 지 10년 만이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아날로그 방송의 디지털 전환에 대비한 홍보를 활발히 펼쳤으나 아직 디지털 TV를 구입하지 않거나, 아날로그 TV로 디지털 방송을 볼 수 있는 장비인 컨버터를 사지 못한 가구수가 10만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디지털 방송으로의 전환이 임박하면서 디지털 TV와 컨버터에 대한 수요가 폭발해 가격이 싼 디지털 TV와 컨버터의 품귀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가전 양판점인 비쿠카메라는 최근 컨버터 매출이 평소보다 40배 정도 늘었고 야마다전기도 11배 정도 증가했다.

    호텔과 여관 등 숙박업소와 각급 학교, 그 밖의 집단 시설 등은 기존 아날로그 TV를 디지털화 하는 데 드는 비용으로 고심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으로 방송의 완전 디지털화가 실현되면서 시청자들은 질 높은 방송을 시청할 수 있게 됐지만 전자업체들은 디지털 TV의 가격 경쟁으로 오히려 경영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10년 전 업계는 아날로그의 디지털 전환으로 TV 교체 수요가 1억대 이상 일면서 약 40조엔의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과도한 출혈 경쟁으로 해마다 30% 정도씩 디지털TV 가격이 하락하면서 경영압박을 받고 있다.

    10년 전 평판 디지털TV의 평균 가격은 50만엔이었으나 2006년 12월엔 16만엔, 현재는 4만엔으로 급락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일본 전자업체는 TV 부문에서 적자를 내고 있으며, 아예 생산을 중단하거나 축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