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977년 애플Ⅱ를 세상에 내놓은 이후 지금까지 첨단기술산업계를 이끌어온 고(故)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나면서 그의 자리를 물려받을 업계 리더가 누구인지에 정보기술(IT)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첨단 정보기술(IT) 산업의 중심지인 실리콘밸리내 역사가들과 애널리스트들은 잡스가 떠난 빈자리는 한 사람에 의해 채워질 수 없을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실리콘밸리내 마운틴뷰에 위치한 컴퓨터역사박물관의 큐레이터인 크리스 카르시아는 7일(현지시간) 미 일간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에 "미국 내 정보기술(IT) 역사상 그에 필적할만한 사람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물론 업계 내에서는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구글의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트위터의 잭 도시, 이른바 '잡스의 아이들' 등이 그의 뒤를 이어 업계를 선도할 리더로 꼽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을 사람들을 연결하고 콘텐츠를 공유하는 인터넷 허브로 키워낸데다 최근에는 이른바 '잡스 스타일'의 가장 큰 특징인 프레젠테이션(PT) 기술과 함께 제품 디자인에 대한 안목이 크게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특히 저커버그가 자신의 비전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고 대중에 영합하지 않는 성격이 잡스와 닮았다고 지적했다.

    포브스는 이와 관련해 뉴욕대 경영대학원 스콧 갤러웨이 교수가 지난 4일 한 컨퍼런스에서 페이스북이 시장가치 측면에서 2년내 애플을 뛰어넘는 기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전했다.

    아마존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고 있는 제프 베조스는 최근 애플의 아이패드에 강력한 도전자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태블릿PC를 내놓았으며, 행사장에서 직접 한 PT도 시장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차세대 리더 후보로 꼽혔다.

    구글의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세계 최고의 검색엔진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는데다 달 탐사와 무인자동차 등 특이한 분야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으며 잭 도시는 잡스가 애플과 픽사를 함께 경영했던 것처럼 트위터와 모바일지급결제 신생기업인 스퀘어를 경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팀 쿡 CEO를 비롯한 애플의 현 경영진이 여전히 잡스의 뜻을 잘 계승하면서 애플을 지속적으로 IT업계 선도기업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잡스가 오는 2015년까지 애플이 출시할 제품 로드맵을 완성해 놓았기 때문에 애플은 잡스가 없더라도 당분간 IT업계를 선도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잡스는 지난해 현 경영진인 '잡스의 아이들'이 자신의 가치와 제품개발 직관력 등을 포함해 자신처럼 생각하도록 하기 위해 '애플 대학(Apple University)'이라는 경영진 훈련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IT기업들을 운영하는 이들도 잡스처럼 대중들의 마음을 정확하게 파악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한결같은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