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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재보선을 앞두고 공개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서로 다른 콘셉트의 TV광고를 제작해 눈길을 끌고 있다.
21일부터 시작된 TV광고에서 나 후보는 촬영 없이 기존의 사진 자료를 모아 ‘정치 입문 이유’와 ‘힘 닿는데 까지 세상을 바꾸고 싶었다’를 표현하는 ‘인간 나경원’을 주된 내용으로 삼았다.
반면 박 후보는 안철수 교수와 범야권이 총출동해 ‘We Are The World'를 연상케하는 대규모 합창 형식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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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억 자산가인 나 후보가 ‘나홀로 사진’ 위주의 소박하고 진지한 철학을 보여줬다면, 마이너스(-) 재산을 공개한 박 후보는 광고에서는 매머드급 규모를 보여줬다는 것이 광고계 일반적인 평가다.
한 광고제작자는 “규모로 보나 제작비로 보나 가히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라고 표현했다.
내용을 살펴보면 나 후보의 광고는 다른 인물은 등장하지 않은 채 나 후보가 걸어온 길을 담은 사진을 보여주는 형식이다. 나 후보가 평범하게 살다 (다운증후군인) 첫 아이를 낳고 초등학교 입학을 거절당하며 약자의 설움을 알게 된다는 내용이다. 또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개인사를 바탕으로 약자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서울시를 만들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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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후보의 광고에는 손학규, 이정희, 유시민 등 야당 대표들이 출연한다. 안철수 교수와의 포옹 장면도 앞부분에 노출되며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서울대 조국 교수와 영화배우 문성근, 가수 이은미씨까지 등장한다.
광고 촬영 비용면에서도 두 후보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촬영 없이 제작한 나 후보의 경우 편집료 정도의 최소 비용만 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수십명의 출연진이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박 후보는 촬영과 필름 작업만으로도 억대는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나 후보 광고를 제작한 광고대행사 KECCAD의 변용수 제작본부장은 “나후보의 철학을 잔잔히 담아달라는 것이 캠프의 요청이었다. TV 광고에서 촬영도 안하고 광고를 만드는 작업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저비용 제작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제작 책임과 카피라이터는 정문주CD, 아트디렉터 조윤숙, 감독은 이충렬.
이에 앞서 나후보 캠프는 대학생 UCC공모전으로 당선된 뮤직비디오 형식의 ‘행복한 생활특별시’편을 TV와 인터넷 등을 통해 선보이기도 했다. ‘남자 셋 여자 셋’이 출연하는 이 광고는 대학생들이 정치논리에 더 이상 휘말리지 않고 생활 정책을 추구하는 나후보를 지지한다는 내용.
홍익대 반혜인씨가 기획,제작,연출을 도맡았고 하재현씨가 작곡, 김범수,오민영씨등이 노래를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