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CEO…"가끔 컴퓨터 끄고 아내에게 키스해야"최시중 위원장에 "인터넷 규제 개방화·현대화 필요" 제안
  • ▲ 에릭 슈미트 구글회장ⓒ
    ▲ 에릭 슈미트 구글회장ⓒ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8일 "어떤 측면에서도 안드로이드의 개방성을 줄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슈미트 회장은 이날 서울 역삼동 구글코리아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모토로라와의 (인수 관련한) 계약이 체결된다면 모토로라는 독립적으로 운영될 것"이라며 "안드로이드의 개방성을 최선을 다해 지키고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드로이드는 지금도 무료이고 앞으로도 오픈돼 무료로 남을 것"이라며 "소스 코드를 제공하는 방식 역시 앞으로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슈미트 회장은 또 "테크놀로지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플랫폼과 툴(도구), 애플리케이션 모두 개방돼 서로 경쟁해야 한다"며 "안드로이드는 소프트웨어를 하나의 컬렉션으로 수집해 제공하는 방식이 효과가 컸고 크롬의 경우 소스 코드를 개방했기 때문에 안정성이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애플리케이션의 불법 복제 등 개방성으로 인한 부작용에 대해서는 "안드로이드 마켓이 불법 복제로 넘치게 하고 싶지 않다. 어떤 앱이든 규정과 조건을 지키지 않으면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바로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슈미트 회장은 8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U+) 등 한국의 이동통신 3사와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 전자업체의 CEO를 만났으며 이명박 대통령,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면담했다.

    갤럭시S를 기자들에게 보여주며 "구글과 삼성의 로고가 같이 있는 훌륭한 제품이 성공해서 기쁘다"고 치켜세운 그는 한국의 인터넷 규제 정책에 대해서는 불만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최시중 위원장에게 한국의 인터넷 규제에 대해 나와 구글의 일반적인 의견을 전했다"며 "구체적인 법이나 제도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한국의 인터넷 규제가 개방적이 되고 현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슈미트 회장은 이날 1시간가량 진행된 연설과 질의응답 내내 미소를 띤 채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으나 MS(마이크로소프트)와 국내 제조업체 간의 특허 로열티 지급과 관련해서는 "MS가 사람들을 겁주려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직설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삼성전자와 HTC 등의 업체가 MS에 특허 로열티를 지급하기로 한 것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사실이 아니다. 안드로이드는 구글이 만들었지 MS가 만든 것이 아니다. MS가 안드로이드의 성공을 두려워해서 사실을 말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애플의 창업주인 고(故) 스티브 잡스가 자신의 자서전에서 "구글이 애플의 창의성을 훔쳤다"고 말한 부분에 대해서는 "고인이 쓴 책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변을 피하면서도 "구글의 창의성에 대해서는 모두 동의하고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안드로이드가 아이폰 이전에 시작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잡스의 사망에 대해 "나는 3년 반 동안 애플의 이사회 멤버 중 한 명이었으며 스티브 잡스는 20년간 내 친구였다. 슬픔과 상실감을 여전히 느끼고 있으며 아직 이를 극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슈미트는 2009년 한 대학의 졸업식에서 졸업생들에게 "컴퓨터를 꺼라"라고 언급하며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해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는 "균형된 생활을 강조하고 싶은 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사람과 컴퓨터가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컴퓨터는 인간을 파워풀하게 만들어주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가끔 컴퓨터를 끈 뒤 가족과 저녁을 먹고 아내에게 키스도 하세요. 저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물론 곧 다시 컴퓨터를 켜기도 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