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극 장보고과학기지 정밀조사단에 참여한 현대건설이 2일 오전(한국시간) 남극 테라노바베이에 도착, 본격적인 조사활동에 들어갔다.

    1987년 세종기지에 이어 23년 만에 제2과학기지인 장보고과학기지 건설에 나선 현대건설은 이날 첫 활동으로 건설지 주변의 해빙을 조사했다.

    해빙조사는 이번 조사 기간 현대건설이 가장 중점을 둔 분야다. 남극에서의 공사 가능 기간은 여름철인 12월 초부터 75일 정도에 불과하다. 짧은 공기(工期)를 맞추려면 40t이 넘는 중장비 등을 빨리 투입시켜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건설 자재를 튼튼한 해빙 위에 내려놓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실제 공사 시점의 해빙상태를 예측하기 위한 이번 조사가 중요한 이유다.

    곽임구 현장소장 등 현대건설 직원들은 테라노바베이 앞바다의 해빙에 다섯 개의 구멍을 뚫어 두께와 온도를 측정하고 빙질을 조사했다.

    오후에는 테라노바베이 인근 이탈리아의 마리오 주 켈리 기지 대장인 알베르토 델라로베레 씨를 현장으로 데려와 자문을 구했다. 20년 이상 운영된 마리오 주 켈리 기지의 알베르토 대장은 날씨와 해빙상황 등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곽 소장은 "실제로 공사가 시작되는 시점보다 한 달 정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번 정밀조사로 해빙 상태를 정확히 예측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 "더 정확한 자료를 통해 과학적인 예측이 가능하도록 해빙조사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해빙조사 외에도 친환경 기지건설을 위해 풍력발전기 샘플을 설치하고 부두 예정지 측량, 위성통신 신호 커버리지 조사 등 다양한 조사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또 이탈리아와 독일 등 테라노바베이 주변 기지를 답사해 조언을 구할 방침이다.

    지난 1987년 세종기지 건설 당시 공사과장으로 경험을 쌓은 바 있는 박재수 현대건설 전무는 "23년 전 경험을 토대로 그간 발전된 건설기술을 활용해 남극 최고의 기지를 만들겠다"면서 "이를 위해 빈틈없는 정밀조사를 벌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