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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국물로 시작된 면류 전쟁이 올해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국내 라면 시장의 70% 점유율을 자랑하는 농심이 ‘후루룩 칼국수’로 도전장을 던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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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농심은 "기존 흰국물 라면과 다른 3세대 흰국물의 맛을 보여주겠다"며 신제품을 내놓았다.
팔도 꼬꼬면과 삼양의 나가사끼 짬뽕, 오뚜기 기스면으로 정의되는 '칼칼한 흰국물' 시장을 뛰어넘겠다는 의지다.
'흰국물 원조' 농심 "3세대는 웰빙이다"
사실 농심은 1세대 흰국물 메이커다.
거슬러 올라가면 농심은 1988년 원조 흰국물인 ‘사리곰탕면’을 출시했다. 이어 1995년에는 ‘진국 사리곰탕면’으로 제품을 리뉴얼, 1996년에는 ‘멸치칼국수’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 3파전으로 나눠진 흰국물 시장은 2세대다. 1세대 흰국물 라면이 부드러운 맛으로, 2세대가 칼칼한 국물 맛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은 것이다.
농심은 "3세대는 월빙 흰국물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웰빙 흰국물이 바로 후루룩 칼국수다. 농심이 시장을 새롭게 재편하기 위해 내놓은 히든카드인 셈이다.
농심은 제품에 대해 "한국인이 좋아하는 칼국수에 자사가 25년 가까이 연구해온 흰 국물 제조 노하우를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돈골과 닭을 양념 야채와 함께 진하게 우려내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진하고 칼칼한 흰국물을 구현했다"고 덧붙였다.
건면으로 칼로리 확 낮춰
후루룩 칼국수가 흰국물 2세대와 다른 점은 건면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현재 흰국물 라면들이 기름에 튀긴 유탕면이지만 후루룩 칼국수는 튀기지 않은 건면을 사용했다. 덕분에 340kcal의 낮은 열량을 자랑한다. 경쟁사 제품에 비해 (꼬꼬면 520 kcal, 나가사끼짬뽕 475 kcal, 기스면 485kcal) 열량이 100kcal 이상 낮다. 흰국물 시장에 '웰빙'을 더한 것이다.
절대강자 농심이 '하얀 국물' 전쟁에 합류하면서 라면 업계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한번 잡은 승기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로 반격에 나섰다.
우선 흰국물 열풍을 주도했던 꼬꼬면은 올해 1일자로 한국야쿠르트에서 독립, 팔도로 신규법인을 출범했다.
새롭게 시작하는 만큼 기존 고객들을 위해 파격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오픈마켓 등에서 꼬꼬면을 24%이상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나가사끼 짬뽕도 생산라인 1기를 추가 설비, 내달부터 생산량을 늘릴 예정이다. 홍보 방식도 공격적으로 변했다. 그 동안 홈페이지 이벤트를 통해 제품시식 기회를 제공하고 기업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 제품소개와 특성을 알리는데 집중해왔다면 올해는 TV광고에도 진출했다.
여기에 기스면도 가세했다. 인기 아이돌그룹 JYJ의 박유천을 모델로 TV 광고 및 극장광고를 공격적으로 진행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대형마트에서도 흰국물을 마케팅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11일부터 전국 모든 매장에서 농심의 후루룩칼국수, 삼양의 나가사키짬뽕, 오뚜기의 기스면을 한데 모아서 ‘흰국물 삼국지’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