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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안으로 초기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이 쉽게 진출할 수 있는 주식시장인 KONEX(가칭, Korea New Exchange)가 등장할 예정이다. 코스닥 진입을 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 코넥스 출범의 목적이다.
대부분 중소기업은 코스닥에 진출해 투자받아 운영하는 것을 원하지만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높은 이자에 대한 부담을 안고 시중은행을 전전한다. 상황이 좋지 않은 업체는 대부업체·사채를 이용하기도 한다.
벤처기업협회 허영구 정책연구팀장은 벤처기업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코스닥 상장기준 강화 이래 벤처의 기업공계(IPO) 소요기간은 10년을 초과하게 됐다. 기존 보증 및 금융기관의 안정위주 자금운영, M&A 시장의 미성숙 등으로 벤처기업은 투자회수나 자금융통에 있어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코넥스는 중소기업 자금 융통의 훌륭한 대안인 셈이다. 하지만 일부 벤처, 중소기업들은 ‘프리보드’를 거쳐 진출한 기업이 부실기업으로 인식되는 것처럼 코넥스도 비슷한 운명에 처하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한다.
장외시장인 `프리보드(FreeBoard, 옛 제 3시장)'란 아직 유가증권이나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지 못한 성장단계에 있는 중소 벤처기업의 자금조달 시장이다. 하지만 매매방식 등 여러 가지로 문제로 인해 현재 그 존재 자체가 유명무실하다.
중소기업중앙회 정책총괄실 양옥석 부장은 문제점을 이렇게 진단했다.
“코넥스를 통해 투자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중소기업은 기대감에 차있다. 하지만 프리보드 시장처럼 코넥스도 기피 대상이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등록된 후에 지명도 있는 업체로 발전하기 보다는 부실기업으로 낙인찍혀 오히려 투자자로부터 나쁜 인식을 줄 수도 있다. 그래서 프리보드를 거치지 않고 바로 코스닥으로 진입하려는 업체가 많다.”
벤처, 중소기업이 코넥스에 바라는 점은 지속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안정적으로 투자를 받는 것, 기술력과 잠재력을 인정받고 발전시켜 코스닥에 상장하고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허영구 팀장의 코넥스에 대한 주문사항이다.
“코넥스시장이 중소벤처기업의 지속성장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투자자 유인대책을 마련하고 코스닥과는 달리 인큐베이터적인 성격으로 운영되도록 해야 한다. 또 특정세력에 의해 좌우되지 않도록 하며 기술력이 대한 검증이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
양옥석 부장의 희망사항 역시 비슷햇다.
“코넥스 출범 초기부터 진출한 기업들이 탄탄한 기업으로 커가는 과정이라는 긍정적인 인식을 줘야 기업과 투자자들이 모두 안심할 것이다. 코넥스 진출을 코스닥으로 갈 수 있는 기초단계로 만든다면 ‘히든 챔피언’이 발굴돼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다.”
진출은 어렵지만 탄탄한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코스닥과 진출을 쉽지만 활성화가 되어있지 않은 프리보드 사이에서 코넥스는 예비진출기업과 투자자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에서도 정책을 다듬는 중이다. 증권사, 정책금융기관, 연기금 전문투자를 우선 인정하지만 중소기업 투자에 전문성이 인정된 벤처캐피탈이나 개인투자자도 허용할 예정이다. 진입요건은 코스닥의 10~30% 수준으로 낮추고 지정 자문인을 통해 적극적으로 상장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김학수 자본시장과장의 말이다.
“일종의 프리보드 시장인 코넥스에 들어간 기업이 부실기업으로 인식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코넥스의 거래를 활발하게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때문에 기관 투자자뿐만 아니라 엔젤투자자도 투자자로 인정할지를 검토하고 있다. 향후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시스템을 구축해 연내 출범하는 것이 목표다. 출범 후 실제 움직이는 것을 보면서 보완해 나가겠다.”
코넥스가 출범해 잠재력 있는 벤처, 중소기업이 자금을 걱정하지 않고 탄탄하게 성장될 수 있도록 정부와 관련 기관의 철저한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