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우병 보복?
    
    김유미 /뉴데일리 논설위원, 재미작가


     


  • 삼성과 애플의 특허 소송 싸움에서 미국의 배심원단이 애플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뿐 아니라 현재 진행 중에 있는 듀폰의 코오롱에 대한 소송에서도 작년 9월 미 배심원단이 듀폰 손을 들어주었으며 1심 법원은 영업비밀 침해가 인정된다며 코오롱에 1조가 넘은 금액을 배상하라고 판결하였습니다.  

    여기 우리가 예의 주시해야 할 것은 미국에서 불고 있는 국수주의적 애국심입니다.
    요즈음 미국에는 'Made In America' 붐이 일고 있습니다. 아주 작은 상품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미국 내에서 생산되고 있다면 ABC TV 같은 메인 네트워크가 그 지역까지 찾아가 상세하게 보도하며 애국심을 고취시킵니다.
    보다 저렴한 임금 시장을 위해 해외에 공장을 차리고 나가 있던 회사들도 속속 미국으로 돌아오게끔 연방정부와 주정부 차원에서 여러 방면으로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더 이상 미국 마켓을 중국이나 다른 나라에 점령당하지 않겠다는 의식이 미국인들에게 번져 나갈 뿐 아니라 주요 언론에서도 그 점을 은근히 부추기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 법정의 배심원들은 지극히 평범한 시민들입니다.
    대학교수, 의사, 학교 선생님, 회사 직원, 트럭 운전사, 식당 종업원, 전업주부 등등...... 바로 옆집에 사는 70세 할머니도 지난 달 배심원단에 일주일 동안 다녀왔습니다.
    필자도 미 법정에 배심원단 자리에 서너 번 앉아 보기도 했습니다. 미국 시민이면 누구든 아주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통보를 받으면 의무를 행해야 합니다.
    평범한 일반인들이 최첨단 기술 특허분쟁 법적 판결에 관여한다는 것이 모순이라는 지적이 미국 내에서도 언급되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이것이 미국의 배심원 제도입니다.

    보통사람들은 이성적인 논리보다 감정이 앞서기 쉽습니다.
    감정이 앞서면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옛말처럼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우선 내 편을 두둔하기 쉽습니다.
    한국에서 미국소가 광우병에 걸렸다며 미국 소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 시위가 일어났을 때, 미국의 보통 사람들은 의아해 했습니다.
    미국이 전 세계 그 어느 나라에 비해 청결한 시설을 비롯해 농산물 관리에 있어서 선진국이라 자부하는 그들에게는 광우병 소 시비는 자존심을 상하게 하기에 충분하였던 것입니다.
    어쩌면 이번 삼성과 애플의 특허 분쟁에서 배심원들 각 자의 그 불편한 심기가 암암리에 작용한가 아니었을까 하는 유치한 의심이 들기도 합니다.

    지금 세상은 기술경쟁시대입니다.
    수입, 수출이 각 국의 경제력을 좌우지하고 그럴수록 지구촌 곳곳에 특허분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입니다. 
    이달 호 타임Time잡지에 오바마Obama 미국 대통령 인터뷰 기사가 실렸습니다.
    이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선거의 핵심은 “그 누가 더 애국적인가, 그 누가 더 좋은 사람인가.” 가 아니라 “누가 더 국가의 경제 성장에 대한 확고한 도안을 가지고 있는가.” 라고 언급 했습니다.
    한국 대통령 후보들이 경제 민주화를 운운하고 있을 때 미국 대통령 후보들은 그 어느 이슈보다 경제 성장을 핵심 논쟁으로 운운하고 있다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자동차, 전화, 컴퓨터뿐 아니라 빨래기계조차 한국산이 미국사람들이 가장 많이 신뢰하는 상품 평가 잡지 '컨슈머리포트' Consumer Report에 1, 2 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국 가요계 스타들의 세계적 인기는 말 할 것도 없고, 이제는 화장품 시장까지 한국산이 빛을 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이룩한 이 자랑스러운 위치를 확보해 나가는 길은 행여라도 모방이라는 의심을 전혀 받지 않도록 신기술 연구개발에 보다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할 것입니다.
    대한민국 수출 시장 1위국이 미국입니다. 수출 시장이 막히면 우리 경제가 휘청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냉정하게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김유미 재미작가 홈페이지www.kimyum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