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월 롯데카드가 빅마켓과 1.5% 이하의 낮은 카드수수료율로 독점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지자 자영업자들이 일제히 반발했다. 자금력이 막강한 대형업체에게는 낮은 카드수수료율을 적용하고 힘없는 중소업체로부터 수익을 거둔다는 것이 논란의 요지.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롯데 불매운동이 일어났다. 이마트도 있고 홈플러스도 있는데 롯데만 불매 운동 대상이 된 것은 롯데슈퍼, 롯데마트, 롯데백화점으로 유통을 장악한 대기업이 일종의 도매시장인 빅마켓까지 세우고 계열사 카드를 활용해 수수료율까지 낮춰받는 데 분노한 것이다. 
      
    빅마켓은 창고형 할인점으로 기존 마트보다 품목 수를 줄이고 대용량 박스 상품을 위주로 10~15%까지 더 싸게 판매하는 전문매장이다. 대량묶음으로 도매시장처럼 싸게 파는 마트로, 외국계 코스트코 등에 대항에 롯데마트가 새롭게 뛰어들면서 내놓은 마트 브랜드다. 
      
    이 시장에는 이마트가 ‘트레이드더스’라는 브랜드로 이미 2개의 매장을 열어 코스트코에 포문을 연 상태여서 롯데의 마음은 급했다. 창고형 매장의 한 특징은 한 회사의 신용카드만 받는다는 점이다. 코스트코는 삼성카드와, 빅마켓은 롯데카드와 독점 계약을 맺는 대신 낮은 수수료율을 보장 받는 거래가 이뤄진다. 
      
    가뜩이나 대형마트에 수수료율을 낮춰주고 영세업체엔 수수료율을 올려받는 관행으로 울상을 짓던 자영업자들의 분노가 때마침 ‘빅마켓’의 횡포로 폭발한 것이다.        
      
    이에 대해 즉각 롯데카드는 공문을 발표하며 즉각 꼬리를 내린 바 있다. 
     “대형가맹점의 수수료 인상 적용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인식하고 있다. 개정 ‘여신전문금융법(이하 여전법)’과 수수료 용역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대형가맹점에게도 합리적이고 공정한 수수료 체계를 구축할 것이다”
     - 롯데카드 측 

    이에 따라 자영업자 단체들이 주도한 롯데카드 거부운동도 이틀만에 철회됐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7월 금융위원회도 ‘새로운 카드수수료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여전법에 명시된 영세업자들의 수수료율을 1.5%로 낮추기도 했다. 

    그러나 대형 가맹점에 대해서는 아직 어떤 카드사도 수수료를 상향 조정하지 않고 있다.  
     “(금융위 발표 이후) 수수료를 조정한 사례는 아직까지 없다. 대형가맹점의 수수료를 올리고 싶지만 그들의 입장도 들어봐야 한다. 또한 다른 카드사들의 움직임도 살펴봐야 한다. 대형가맹점 수수료 인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수수료율의 문제가 우리 회사만의 문제는 아니다. 구체적인 인상안은 아직 없다”
     -모 카드사 관계자

    불매운동의 진원지인 빅마켓 카드수수료율도 여전히 그대로다. 

     “롯데빅마켓은 롯데마트의 한 가맹점 형태로 봐달라. 현재로선 계약을 다시 하지 않고 기존에 했던 1.5% 수수료율을 유지하고 있다”
     -롯데카드 관계자

    롯데카드사는 ‘골목상권 살리기 운동에 적극 동참해 자영업자와 상생하겠다’는 약속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것은 물론 롯데 불매운동 철회 이후 자영업단체와 접촉한 적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신용카드사들도 금융위와 자영업자 단체들의 눈치를 보며 ‘립 서비스’만 하고 있다. 대형가맹점들의 압력을 이겨낼 힘이 없는 건지, 아예 내릴 뜻이 없는 건지 자영업자들의 속만 타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