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25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참석한 가운데 '국정과제 토론회'를 열어 대기업의 횡포시 최대 10배의 손해배상을 부과하는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 등을 보고했다.
박 당선인의 복지공약 이행에 필요한 재원마련 대책의 중간보고와 '하우스푸어(내집빈곤층)'의 주택 지분을 할인 매입하는 '보유주택 지분 매각 제도' 도입 방안도 다뤘다.
이날 국정과제 토론회는 경제1분과가 담당하는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국세청 등의 업무보고 내용을 취합ㆍ분석해 2시간 동안 진행됐다. 경제2분과와 고용복지분과 등 관련 분과도 동석했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토론회 직후 브리핑에서 "박 당선인은 보고 중간중간 사실관계 등을 확인하고, 질문하고, 세부적인 내용까지 철저히 점검했다"며 "인수위원과 전문위원들은 즉석에서 당선인에게 격의 없이 답변하며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고 전했다.
경제1분과 보고는 박 당선인이 강조한 중소기업 보호ㆍ육성에 중점을 뒀다. 특히 중소기업을 상대로 한 대기업의 횡포에 피해금액의 10배까지 배상하도록 규정하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집중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단가 후려치기'로 불리는 하도급 대금 부당 감액, '불법 리베이트'에 해당하는 경제적 이익제공 강요, 하도급 업체 인력 빼가기 등 중소기업인들이 박 당선인의 말을 빌려 '손톱 밑 가시'라고 표현한 행위가 징벌적 손해배상의 대상으로 거론됐다.
신규 순환출자 금지, 재벌 금융회사의 의결권 제한, 전속고발권 폐지 등 '경제민주화'와 관련된 공정위의 현안도 논의됐다.
인수위는 토론회에서 박 당선인의 주요 복지공약을 이행하는 데 필요한 기재부와 국세청의 재원마련 대책도 집중적으로 검토했다.
기재부는 현재 공약의 소요재원과 조달방식을 마련하는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인수위와 상당한 의견 조율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일몰(日沒) 예정인 40개 안팎의 비과세ㆍ감면 제도를 손질하되, 고소득 근로자와 개인사업자의 소득공제한도를 추가로 줄이거나 세원을 새로 발굴하는 것도 대안으로 꼽힌다.
인수위는 연 300조원 안팎으로 추산되는 '지하경제'를 양성화해 복지재원에 필요한 세원을 발굴하겠다는 계획도 박 당선인에게 보고했다.
인수위는 이를 위해 금융정보분석원(FIU)에 포착되는 금융거래 정보에 대한 국세청의 접근권을 확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 업무보고 중에선 하우스푸어 해법인 보유주택 지분 매각제도와 18조원 규모의 '국민행복기금' 조성 방안이 박 당선인에게 보고됐다.
인수위는 채무자(주택 소유자)와 채권자(금융회사)가 먼저 손실을 분담해야 한다는 금융위의 견해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하우스푸어 주택 지분을 20~30% 할인매각하고 금융권 공동 기금으로 매입 지분의 가치 하락(집값 하락)에 대비한 완충장치를 제공하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