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 11만배럴 합작법인 MOU1조원 규모 2016년 본격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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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그룹>이 <현대중공업그룹>과 손잡고
    오랜 숙원 사업중 하나인 [석유정제업] 진출에 나선다.

     

    표면상으로는 PX(파라자일렌) 생산을 위한 MX(혼합자일렌)와
    NCC(나프타크레킹센터) 가동에 필요한 경질나프타 생산이 목적이지만,
    콘덴세이트(초경질원유)를 정제하는 사실상 [석유정제업]이다.

     

    18일 <롯데케미칼>은 공시를 통해
    <현대오일뱅크>와 합작해 석유제품과 석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현대오일뱅크>, <롯데케미칼>은 지난 17일
    총 1조원 규모의 합작사업을 위한 양해각서(MOU)에 공동 서명한 바 있다.

     

    MX는 벤젠, 톨루엔, 자일렌 등 BTX 및 PX 등
    [아로마틱제품]을 생산하는 주요원료로,
    [합성섬유(폴리에스테르)]나,
    [플라스틱(PET. 폴리에틸렌텔레프탈레이트)],
    [휘발유 첨가제] 등
    우리 실생활에 꼭 필요한 제품을 만드는데 사용되며
    중질나프타를 개질해 추출한다.

     

    경질나프타의 경우 NCC를 통해 기초유분인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등 석유화학산업의 기초원료인 올레핀을 생산하는데 사용된다.

     

    이번 합작공장은
    일일 11만배럴의 [콘덴세이트(초경질 원유)]를 정제해
    석유화학산업의 기초원료인 [나프타]를 뽑아내게 된다.

     

    생산된 나프타는 다시 중질, 경질로 구분해
    [중질나프타]의 경우 개질을 통해 MX를 생산한 후
    <현대코스모>와 <롯데케미칼>로 공급된다.

     

    또 경질나프타는 롯데케미칼로 공급돼
    [올레핀]을 생산하게 된다.

     

    생산 규모는 MX, 경질나프타 각각 100만t이며
    오는 2016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롯데케미칼 왜 손 잡나?

     

    그동안 두 회사는 자체 BTX(아로마틱)공정의 주 원료인
    MX 대부분을 수입하거나 외부에서 조달해 왔다.

     

    실제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일일 39만배럴 규모의 정제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자회사인 <현대코스모>의 PX 설비 가동을 위해
    원료인 MX의 70%를 일본 <코스모석유>로부터 수입해 오고 있는 실정이다.

     

    <롯데케미칼> 역시 [올레핀] 생산을 위한
    경질나프타의 안정적인 공급은 물론,
    [폴리에스터 섬유 및 필름],
    [생수병 및 음료수병]으로 사용되는 PET 등의 원료인
    고순도텔레프탈산(PTA) 생산을 위한 원료인
    MX 전량을 국내 정유사 및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국내외 MX 제조사들이
    [아로마틱] 설비 증설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사실상 중장기 물량 확보에 적신호가 켜졌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울산과 인천에 각각 100만t 규모의 아로마틱 시설 확충에 나선 상태다.
    특히 인천에는 부족한 중질나프타 확보를 위해
    일일 10만배럴 규모의 콘덴세이트 스플리터를 확충한다.


    <GS칼텍스> 역시
    100만t 규모의 아로마틱 생산시설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일본 기업들과 MOU를 체결한 바 있다.
    GS칼텍스는 현재 부족한 나프타 확보를 위해
    일일 9만배럴 규모의 나프타 스플릿터(Splitter)를 운영중이다.

    원유가 아닌 나프타를 들여와
    이 시설을 통해 중질나프타를 확보해 PX 실설에 투입하는 동시에
    일부 물량의 경우 중국 칭다오에 위치한 리동화공에 공급하기도 한다.

     

    아로마틱 생산규모를 220만t까지 끌어 올린 에쓰-오일(S-OIL) 역시
    부족한 나프타 생산을 위해
    일일 8만9,000배럴 규모의 CFU(콘덴세이트 증류공정)을 운영중이다.


    이 시설 확충으로 그동안 일일 58만배럴이었던 정제능력도
    66만9,000으로 높아졌다.

     

  • ▲ S-OIL 제2아로마틱 전경.
    ▲ S-OIL 제2아로마틱 전경.

     

    콘덴세이트 왜?

     

    [정유사]들이 이처럼 [콘덴세이트 정제시설]을 확충하는 이유는 바로 [효율성]이다.

     

    원유를 정제할 경우 나프타 수율은 5~15% 수준에 그친다.
    결국 향후 필요한 중질나프타 확보를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수준의 원유정제능력을 확충해야하지만,
    초경질원유인 콘덴세이트를 정제할 경우
    나프타 수율이 50~60%에 달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원유]를 정제하면 할 수록
    상대적으로 값이 싼 [벙커-C유] 등 저급 석유제품들이 같이 늘어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정유사들이 생존을 위해 아로마틱설비 증설에 나서면서
    정유사만 바라보며 [천수답식] 경영을 해 온 석유화학기업들의
    설 자리가 위축되고 있다.

     

    원료 공급사들이 하위공정을 잇따라 확충하면서 원료 구하기가 쉽지 않게 된것이다.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은
    상호 필요한 MX와 경질나프타의 안정적 조달을 통한
    원료 수입 대체 효과만 연간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한 MX 생산과정에서 병산되는 경유 및 항공유 등을 수출해
    연간 3조원 가량의 수출 증대 효과도 기대된다.

     

    <롯데케미칼> 허수영 사장의 설명이다.

    "중국과 중동국가의 대규모 석유화학 증설로
    갈수록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업종이 상호 보완적인 두 회사가
    서로의 강점을 키우는 전략적 제휴는
    향후 시장경쟁력을 높이는 모범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현대오일뱅크> 권오갑 사장 역시
    서로의 담장을 낮춰 협력을 더욱 강화하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대산공단 내 이웃 사촌인
    두 회사가 담장을 낮추고 두 손을 맞잡았다.

    "합작을 계기로 원료와 유틸리티는 물론,
    신규 사업과 해외시장 진출 등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하겠다."


    한편, 롯데케미칼은 오는 2018년 매출 40조원 달성 등
    [아시아 최고의 화학기업] 이라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으며,
    이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과거 호남석유화학 시절부터
    [인천정유(현 SK인천석유화학)] 인수전 참여는 물론,
    [현대오일뱅크] IPIC 지분 인수전 및
    [에쓰-오일] 자사주 인수 등
    매물로 나온 국내 정유사 인수전에 죄다 뛰어든 바 있지만
    베팅에서 <SK>와 <한진>에 밀려 꿈을 이루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