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대부광고는 세뇌일 뿐!"
  • ▲ 금융소비자연맹 등 7개 시민단체는 [금융소비자네트워크]를 발족하면서 무분별한 대출광고에 제재를 가해야한다고 지적했다. ⓒ 이미화 기자
    ▲ 금융소비자연맹 등 7개 시민단체는 [금융소비자네트워크]를 발족하면서 무분별한 대출광고에 제재를 가해야한다고 지적했다. ⓒ 이미화 기자

    “사망시 최고 1억원의 보험금을 준다는 광고를 듣자
     9살인 내 아들이
     [엄마도 빨리 저거 가입해야지!] 라고 말하더라”

         - 제윤경 <에듀머니> 대표


    택시처럼 빠르고 편하게 받을 수 있는 대출 (러시앤캐시)
    “걱정 말라”고 노래하며 춤추는 캐릭터(산와머니)
    봉을 타고 내려가듯 이자도 내려간다(리드코프)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장시간 무차별적으로 노출되고 있는
    대부업 광고.

    이런 무분별한 대출 광고에 대해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지적
    시민단체들이 제기하고 나섰다.

    <금융소비자연맹>,
    <금융정의연대>, 
    <녹색소비자연대>,
    <사회적기업 에듀머니>,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한국YMCA전국연맹>,
    <희망살림>은 
    [금융소비자네트워크] 발족을
    21일 종로 엠스퀘어에서 선언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 단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케이블TV, 인터넷, SNS, 전단지, 버스ㆍ지하철 광고 등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전파되는 대부업체 광고들이 
    아동ㆍ청소년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제대로 된 금융정보나 상식ㆍ교육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대부업 대출의 위험성을 모른 채 
    대출을 받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며 
    대부업 광고를 규제하는 각종 법률ㆍ제재안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쉽고 빠르게 돈을 빌릴 수 있다] 점만 강조하는 
     이 광고들이
     청소년들에게 장시간 무차별적으로 노출되면서 
     그릇된 금융 개념을 형성하는 등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성인들 또한 
     제대로 된 정보를 파악하지 못한 채 
     광고에서 접한 이미지만 믿고 대출 받았다가 
     고리를 감당 못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 최계연 <금융정의연대> 사무국장


    <금융정의연대>가 실시한
    초등학생 대상 설문조사 결과는
    이런 지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금융정의연대>는 
    서울ㆍ경기 지역 
    초등학교 4~6학년 학생 36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의 94.7%인 342명이 
    [대출 광고를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본 적이 없다는 답은 
    17명(4.7%)에 그쳤다. 

    지난해 
    <한국대부금융협회>의 조사에선 
    대부업체 대출자 중 49%가 
    TV광고를 보고 
    대부업체를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인터넷(16%), 
    휴대전화(11%), 
    생활정보지(2%), 
    전단지(1%), 
    일간지(1%) 광고가 뒤를 이었다. 
    10명 중 8명은 광고를 통해 대부업체를 찾은 셈이다. 

    대부업체 이용자 중 
    서민금융 119서비스(27%), 
    환승론(33%), 
    미소금융ㆍ햇살론ㆍ희망홀씨대출(49%) 등 
    대부업을 대체할 
    서민금융제도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대부업체 광고는 
    지난 2007년 방송법 개정으로 
    공중파에서 사라졌다. 

    그러나
    케이블TV 등을 통해 방송되면서 
    여전히 시청자에게 자주 노출되고 있다.

    “반복되는 광고는
     [광고]가 아닌 [세뇌]다.

     무분별한 광고로 
     고리대부업의 늪에 빠지게 될 가능성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결국 대부업 광고가 TV에서 사라져야 한다. 

     열심히 활동해서
     대부업 광고가 꼭 TV에서 사라지도록 하겠다”

       - 제윤경 <에듀머니> 대표


    시민단체들의 이런 지적과 관련,
    언론학계도 공감의 뜻을 드러냈다.

    “대부업 광고를 할 때
     간편하다거나, 빠른 대출이 가능하다는 점만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금융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

     이런 위험을 막기 위해서는
     대출 상품의 장점과 위험성을
     같은 비중으로 드러내게 하는 등의 규제를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

     30초 광고를 찍는다고 가정할 때,
     [우리 대출은 간편하고 빠르고 좋습니다]는 내용을
     15초 동안 내보냈다면,
     [이런 위험성이 있습니다]라는 내용도
     똑같이 15초 내보내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 조윤기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교수